전국 4년제 대학 총장 10명 중 4명꼴로 내년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킬러 문항' 문제가 지적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관련해서는 절반 이상이 자격고사로 바꾸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냈다.
9일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총장 세미나에 참석한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교육부의 2028 대입 개편안 마련과 관련해 응답자의 51.8%는 수능을 자격고사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학 유형별로 보면 수도권(53.3%)이 비수도권(51%)보다, 국공립(64.7%)이 사립(49.2%)보다 수능 자격고사화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이 현행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4.1%에 불과했다. 이어 '서·논술형 도입(15.7%)', '수능 폐지(8.4%)' 등의 순이었다.
킬러 문항 배제로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전체 응답자의 67.5%가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대학 총장 중 45.8%는 '변별력은 떨어지지만, 대입 혼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변별력 저하도, 대입 혼란도 없을 것(32.5%), '변별력 저하로 인한 대입 혼란이 우려된다(21.7%)' 등의 순이었다.
가장 시급한 대학규제 개혁으로는 '등록금'을 꼽은 대학 총장이 전체의 50.6%였다. 이어 '대학 재정지원(41.0%), 정원(3.6%), 학사 관리 및 운영(2.4%), 유학생 유치 관련(2.4%) 등의 순이었다.
등록금 인상 계획을 묻자 응답자의 41.7%가 내년 등록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2025학년이라고 답한 비율도 28.6%에 달했다. 앞으로 2년 안에 70% 이상의 대학교가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답한 셈이다. 특히 수도권 대형 대학일수록 등록금 인상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수도권 대학은 53.3%가 내년에 등록금 올린다고 했다.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내년에 올린다는 비중이 34.6%였다.
글로컬대학30 예비 지정 결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지만 부족한 대학도 포함됐다'는 응답이 71.6%로 가장 높았다. 글로컬대학은 정부가 대학 안팎, 국내·외 벽을 허물고 지역·산업과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지역-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겠다며 선정된 학교당 5년간 최대 1000억원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선정에 대해 '대체로 부족한 대학이 선정됐다(17.3%), '합리적인 결과(11.1%)' 등의 대답이 뒤를 이었다.
올해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에 탈락한 대학 중 내년에 다시 지원하겠다는 학교가 80.4%였다. 글로컬 대학 평가 방식 중 개선해야 할 것으로는 '설립 주체(국공립, 사립) 및 지역 안배'(68%) 에 대한 요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에서는 설립 주체·지역 안배에 대한 요구가 74.6%에 달했다.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는 대답 45.1%로 나왔다. 특히 비수도권에서는 52.9%가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