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자택에서 가짜 수염과 가발 등 각종 변장 도구가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프리고진의 자택을 급습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옷장 안을 가득 채운 가발이었다. 변장한 프리고진의 모습이 담긴 앨범도 발견됐는데, 여기에는 그가 군복을 입고 가짜 수염을 붙인 채 리비아 국군 깃발을 배경으로 서 있거나 카피예(아랍 남성들의 두건)에 갈색 수염·가발을 매치하고 찍은 셀카 등이 있었다.
해당 사진을 두고 프리고진을 조롱하기 위해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으나, 가디언은 조작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가디언은 모든 셀카 사진에서 프리고진의 이마와 미간 주름, 여드름이 일관되게 확인됐고, 또 한 사진 속에 금발 가발이 실제 그의 옷장에 진열돼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댔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알렉산드르 루카셴고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철수했다.
이후 벨라루스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러시아 영토 내에서 목격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