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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분기 매출 20조원…'전장'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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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궤도에 오른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이 수익 개선을 이끈 데다 폭염과 장마 특수로 에어컨 등 생활가전 판매도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매출 역대 2분기 최대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2.7% 증가한 892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9조9988억원으로 2.7% 증가했다. 역대 2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 매출을 찍었다. 영업이익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호실적으로 평가됐지만 시장 추정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 실적 발표 전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9779억원이었다. 집계된 잠정 영업이익은 이보다 8.7% 적었다. 지난 3월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이 지출된 영향 때문이다. 증권사 전망치와 발표된 잠정 실적을 비교하면 1000억원 가까운 비용이 지출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인적 구조 선순환과 관련한 비경상 비용이 포함돼 추정치보다 적은 영업이익이 나왔다”며 “일회성 비용을 뺀 실제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6000억원)을 추월했다. 지난 분기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쳤다.
○전장 실적 반영 본격화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VS(전장)사업본부가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이후 수주한 프로젝트들이 이번 분기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되면서다. 자동차에 전장 부품이 많이 필요해지고 전기차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VS부문 수주 잔액은 2020년 55조원에서 올 1분기 말 80조원까지 늘어났다.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며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 VS사업본부는 지난해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앤드에어솔루션)사업부문에선 제습기, 에어컨 등 고효율 가전제품 매출이 늘었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자의 생활 가전 수요가 부진했지만, 창호·이동형 에어컨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상반기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창호형 에어컨 판매량도 40% 넘게 증가했다.

B2B(기업 간 거래) 공조 사업도 성장했다. 특히 시스템에어컨 매출이 늘었다.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에너지 규제가 촘촘해지는 가운데 히트펌프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TV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고객들의 TV 수요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어서다. 다만 TV와 같은 하드웨어 외에 웹OS 등 콘텐츠, 서비스 사업이 성장하며 사업 구조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신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기차 모터 등을 공급하는 LG마그나가 오는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50%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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