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은 일에도 실의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어서 이 남자가 헤쳐온 길이 더욱 궁금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적이 일어났다. 9년이 지난 지금 박위 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위라클’의 구독자는 53만7000명에 이른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홍보대사, 시사저널 2021 차세대 리더 100인 선정, 국토교통부장관상 등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SBS 스페셜 ‘나는 산다’를 비롯한 여러 방송에도 출연했다.
이 책의 제목이자 유튜브 채널명인 ‘WERACLE’은 자신의 이름 ‘위’에 ‘MIRACLE’을 합쳐 만들었다. ‘우리 모두에게 기적을!’라는 슬로건대로 박위 씨는 그야말로 미라클을 만들어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노력
그가 절망적인 상황에서 기적을 창조한 것은 ‘삶과 죽음 사이 그 어딘가에서 기쁨을 선택하고 삶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기도 삽관을 하고 솜에 묻힌 물을 조금씩 빨아들이는 형편에서도 그는 꿋꿋했다. 중환자실에서 12일 만에 일반병실로 옮겼을 때도 가래가 막혀 숨이 넘어갈 뻔했고, 몸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의사의 절망적인 판정이 귓가에 맴돌았지만, 그는 ‘아니야, 하나님이 일으켜주시면 난 반드시 일어날 거야’라고 외쳤다.그는 병실에서 유튜브를 통해 자신과 같은 환자들의 극복 사례를 보면서 재활 의지를 불태웠다. 수백 번, 수천 번의 노력 끝에 조금씩 감각이 살아났다. 예를 들어 배변하려면 다른 사람이 좌약을 넣어줘야 하는데 엉덩이를 내보이는 게 창피해 스스로 하기로 결심했다. 수백 차례 좌약이 녹아내리는데도 굴하지 않고 연습해 직접 넣을 수 있게 됐고, 바닥에서 침대에 오르는 것도 수없이 연습해 가능하게 됐다.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면 휠체어를 혼자 밀 수 있어야 하는데 팔에 힘이 없어 불가능했다. 전동휠체어가 아니라 수동휠체어를 움직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혼자서 한강까지 가게 됐다. 가족들이 “혼자 어떻게 나가려고 그래?”라며 염려할 때 그는 고개를 저으며 과감히 달려 나갔다.
어느 정도 회복돼 운전도 하게 됐지만 다른 사람이 휠체어를 자동차에 넣어 줘야 출발할 수 있었다. 혼자 움직이려면 스스로 휠체어를 실어야 했다. 유튜브를 보고 휠체어를 분해해 자동차에 넣는 데 40분 넘게 걸렸다. 3일간 피나는 연습으로 1분30초 만에 해내면서 그는 자동차로 씽씽 달리게 됐다.
8학점을 채우기 위해 숭실대 경영학과에 복학할 때 집과 학교를 수없이 오가며 연습한 결과 개강 첫날 1분 늦게 수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도움을 주기 위해 유튜브채널 ‘위라클’ 개설
손가락도 움직이지 못할 거라는 의사의 말이 무색하게 그는 휠체어를 타고 무엇이든 하게 됐다. 좌절 대신 희망을 품고 될 때까지 연습했기 때문이다. <위라클 WERACLE>은 의사들이 척수손상 환자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의사의 말에 굴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넘어선 그의 투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저자는 자신이 도움받았듯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그의 영상을 보고 전국에서 사연이 답지했고, 많은 사람이 힘을 얻었다. 누군가를 격려해줘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비행기를 타고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위라클 WERACLE>을 읽으면 힘이 돼준 가족, 뜨거운 우정을 온몸으로 표현한 친구들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안긴다. 무엇보다도 사고로 장애를 입은 사람이 많다는 현실에 경각심을 갖게 된다. 살다 보면 누구나 절망적인 상황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전신마비는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경우에 속할 것이다. 저자처럼 삶을, 희망을 선택하면 누구에게든 어떤 상황에서든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