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계 1~2위를 다투는 중국 BYD와 미국 테슬라가 중국에서 가격 인하 전쟁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중국이 전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만큼 이 흐름이 다른 나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YD와 테슬라 등 16개 전기차 회사는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자동차포럼에서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함께 '자동차업계의 공평한 시장 질서 수호를 위한 서약서'에 서명했다.
서약에는 웨이라이(NIO), 리샹, 샤오펑 등 전기차 회사뿐 아니라 중국제일자동차(FAW·이치), 둥펑자동차(DMC), 상하이자동차(SAIC), 베이징자동차(BAIC)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참여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는 대부분 외국 자동차 브랜드와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100% 외국 자본인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했다.
이들은 이번 서약에서 비정상적 가격으로 시장과 공평한 경쟁 질서를 교란하지 않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가격 전쟁의 종식 가능성을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판매 촉진을 위해 가장 먼저 가격 인하에 나섰다. 이후 중국 내 주요 브랜드도 일제히 가격 인하에 동참하면서 가격 인하 전쟁이 시작됐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일부 모델은 3월 제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14% 나 저렴해졌다. 이런 가격 인하는 기존 고객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작년 말과 비교해서 테슬라 가격은 올해 5월 기준 6.6% 낮아졌고, BYD는 6.1% 저렴해졌다. 베이징자동차 산하의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Arcfox)는 인하폭이 13.8%로 가장 컸다.
다만 이번 서약이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엔 의문도 있다. 또한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어 사실상 가격 인하 전쟁이 끝 무렵에 다다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안나 첸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몇 달 동안 꽤 견고한 전기차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아마 가격 전쟁 종결을 이미 예상했을 것"이라며 "자동차 회사들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모델 출시에 힘 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는 약 484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 이 중 BYD는 전년 동기 대비 101.6% 늘어난 102만5000대로 1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66.6% 증가한 69만1000대로 2위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과 폭스바겐은 각각 3~4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판매량이 1.7% 늘어 7위를 차지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