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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술'에 2030 열광…역대급 '위스키 전쟁' 벌어진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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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가 과거 '아저씨 술'로 불리던 위스키에 취했다. MZ(밀레니얼+Z)세대 소비자 사이 위스키 인기가 지속되면서 호텔부터 편의점까지 구하기 어려운 위스키를 내세워 모객에 나선 모습이다.

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서울은 와인샵에서 한정 수량 수입된 고가의 하이앤드 위스키 판매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로얄살루트의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을 판매한다. 로얄살루트가 단 500병만 한정 생산한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은 국내에 단 9병만 입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얄살루트 시작연도인 1953년을 기념하는 53개의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를 블렌딩한 제품이다. 롯데호텔 판매가격은 3700만원에 달한다. 로얄살루트는 드라마 '더 글로리' 극중에서 소품으로 사용돼 주목 받은 바 있다. 또한 일본 산토리 위스키 100주년 기념 위스키, 맥캘란 30년 셰리 캐스크, 글렌피딕 타임 리:이매진드 컬렉션 40년 등 생산 물량이 극소량인 고연산 제품들도 들여왔다는 설명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MZ세대를 주축으로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며 “앞으로도 '시간의 맛'을 담은 위스키를 알릴 수 있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 애플망고빙수 유행을 이끈 신라호텔은 올 9월부터 '빙스키(빙수+위스키)' 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8월까지 애플망고빙수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빙바인(빙수+와인)'을, 9월부터는 허니콤 빙수와 위스키를 함께 맛보는 '빙스키(빙수+위스키)' 메뉴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후 첫 성수기를 맞은 면세점 업계도 위스키를 내세운 모객에 한창이다. 국세청이 주류의 통신판매에 대한 제도를 변경하면서 온라인면세점에서도 주류 주문이 가능해진 만큼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인터넷면세점에 온라인 주류전문관을 열고 주류판매와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상품기획자(MD)가 추천하는 인기 주류 최대 30% 할인 등 기획전을 진행하고, 9월30일까지 구입 고객 대상으로 세계여행상품 경품 추첨 행사를 실시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한정판 글렌피딕 29년산 '요자쿠라' 등 인기 위스키를 비롯해 100여개 브랜드의 700여 개 주류 상품을 국내 면세업계 최다 물량으로 확보했다. 위스키, 와인·샴페인, 브랜디·코냑, 스피리츠 등 카테고리별 4개의 주류 전문관과 베스트상품인 조니워커,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글렌피딕 4개의 위스키관을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이달부터 인천공항 4기 사업자로 매장 운영을 시작한 신세계면세점은 주류 매장을 1터미널과 2터미널에서 운영한다. 이를 기념해 유명 위스키와 꼬냑 브랜드가 대거 참여하는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대표적으로 발렌타인 30년산은 2병 구매 시 10%를, 조니워커 블루라벨, 레미마틴 루이 13세 등 제품은 2병은 10%, 3병 구매시 15%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꼬냑 브랜드 프로모션의 경우 최대 25%의 할인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주력 소비층인 MZ세대에게 위스키가 인기를 끌자 꾸준히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있다. CU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인기 주류 초특가 행사인 '렛주고(렛酒고)' 이벤트를 열었고, 이마트24 역시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위스키를 판매하는 '보틀런' 행사를 진행했다.


뜨거운 호응이 꾸준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례로 CU가 이틀간 렛주고 행사를 연 점포 3곳의 전주 대비 평균 매출증율은 238.5%에 달했다. 해당 기간 총 600여 병의 위스키와 와인이 판매됐다. CU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3개 점포 중 제주탑동광장점의 매출이 절반 이상(약 54%)을 차지했다. 처음 지방권으로 렛주고 행사를 진행해 그동안 구매 접점이 많지 않았던 지방 소비자들에게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고 자평했다.

앞서 CU가 지난 4월 연 위스키 한정 판매 행사에서는 판매 시작 2시간 전부터 200m의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전날 오후 2시부터 20시간 가까이 기다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도 있었다는 후문.

이같이 뜨거운 인기에 수입물량도 역대급으로 뛰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위스키(스카치·버번·라이·기타 포함) 수입량은 1만416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065t)보다 56.3% 급증했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5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올 들어 5월 누계 수입액은 1억955만달러(약 1430억원)로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가 위스키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스키의 수입 비중이 늘어나면서 수입액이 수입 물량 증가율에 못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 위스키 t당 가격은 2021년과 2022년 1분기에는 1만10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4분기 85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767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위스키의 인기는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입문용 주류 수요가 늘어난 점, MZ세대 사이 위스키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 등이 유행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영향으로 올해 위스키 수입이 급증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위스키의 수입 비중이 늘어난 흐름이 나타났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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