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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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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 테마파크 도쿄디즈니랜드가 목표 입장객 수를 줄이겠다고 해 화제다. 고객이 놀이기구를 너무 기다리게 되면 고객 만족도는 물론 객단가마저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한다고 보고 입장객 수를 낮추는 ‘디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보복여행 심리에 슈퍼 엔저까지 겹쳐 도쿄디즈니랜드는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은 물론 급행료를 내고 놀이기구를 빨리 탈 수 있는 특별 패스권마저 웃돈을 주고 사는 진풍경을 빚고 있다.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 여행지 주민과 관광객 모두 불편을 겪는 현상을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이라고 한다. 요즈음 세계 주요 관광지에선 오버 투어리즘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에서 주민 한 명당 관광객 수(36명)가 가장 많다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는 바퀴 달린 여행용 캐리어를 끌다가 적발될 경우 265유로(약 37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돌과 자갈로 포장된 구시가지에서 캐리어가 일으키는 소음에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면서 생긴 규제다.

이탈리아의 미항 포르토피노는 셀카 찍는 관광객들로 차량 및 보행자 통행에 극심한 정체를 빚자 셀카를 찍을 수 없는 ‘레드존’을 설정하고, 어길 경우 275유로(약 39만원)의 벌금을 매기고 있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촬영지인 이탈리아 피렌체는 집주인들의 에어비앤비 등록 급증으로 임대료가 폭등하자 숙박 공유업 신규 등록을 금지했다. 남프랑스의 비경으로 꼽히는 마르세유 칼랑크 국립공원은 다음달부터 하루 방문객을 현재의 6분의 1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 5월 기준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1191%나 급증한 일본에는 못 미치지만, 한국도 같은 기간 399% 늘었다. 아직은 오버 투어리즘 걱정할 단계가 아닌데 서울의 상징 명동에선 다른 유형의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노점 음식들이 지나치게 비싸 ‘K바가지’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군만두 3개에 5000원, 김치만두 4개에 7000원, 오징어구이는 1만2000원이라고 하니 누가 봐도 지나치다. 코로나19 기간 고생한 상인들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보복매출’인지는 모르겠다. 오버 투어리즘이든, 보복매출이든 도가 지나치면 탈이 난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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