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단일 지주회사로 두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해 지난 3월 설립한 지주사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인적 분할을 통해 두 개의 지주회사를 구축하려던 계획이 주주들 반대로 2월 불발된 지 5개월 만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공개매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6일 공시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매수하는 대가로 신주를 교환 비율에 맞춰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 주식 1012만5700주(지분율 29.9%)는 주당 1만2620원, 현대백화점 주식 466만9556주(지분율 20.0%)는 주당 5만463원에 사들인다. 공개매수 참여 규모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신주 발행 물량은 달라질 수 있다.
공개매수는 다음달 11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한다. 공개매수가 원활하게 마무리되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40%와 현대백화점 지분 32%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이후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투자, 경영 효율화, 신사업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등의 계열사는 사업별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마련해 전문성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그룹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당시 현대그린푸드는 찬성률 91.3%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지만, 현대백화점은 해외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의 반대가 많아 부결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단일 지주회사 체제가 구축될 경우 시장 일각에서 거론되는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 형제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불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인적분할을 추진할 당시에도 증시에서는 두 형제의 계열 분리를 위한 전초작업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단일 지주회사 구축을 위한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종전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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