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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 리넬 맥케이 국장(사진)은 5일(현지시간)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주최로 열린 ‘반도체 동향 콘퍼런스’에서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3억 달러 미만의 프로젝트에 대한 인센티브도 총투자액의 5~15% 비율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센티브 지원 기업의 중국 내 생산 능력 확대를 5%로 제한한 규정 완화 요청과 관련해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맥케이 국장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맥케이 국장은 이날 보조금 지급을 전제로 한 가드레일에 관해 설명했다. 특히 “올 가을에 3억 달러 미만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 대상 인센티브 신청절차도 별도로 안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소형 한국 반도체 기업도 미국에 진출하면 3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비율로 보조금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서 보조금 지원을 받은 기업이 중국에서 반도체 시설을 5% 이상 확대할 수 없도록 한 조항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미국 측에 “중국서 10%까지 반도체 증산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맥케이 국장은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논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 중인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맥케이 국장은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통해 공급망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다양하고 탄탄한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며, 공급업체도 우수하다”며 “한국 중소기업도 미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상무부는 지난달 이와 관련한 공식자료를 내면서 미국의 국제공조 파트너·동맹으로 한국을 가장 먼저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맥케이 국장과 함께 기조연설을 한 국제 반도체 소재?장비협회의 미주 지역을 관할하는 조 스토쿠나스 세미 아메리카 회장은 “전 세계 반도체 산업 규모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2030년이면 1조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스트레티지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 규모는 지난해 5630억달러 규모에서 2030년 1조59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스토쿠나스 회장은 “세미 아메리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뿐 아니라 한국, 타이완, 일본, 중국,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에 조직을 두고 있다”며 “‘세계화가 끝났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원료재료인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중국의 수출 제한 방침에 대해서도 “해당 소재들이 반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반도체 업계에 당장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토쿠나스 회장은 오는 11일부터 사흘 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반도체 소재·장비 전시회 '세미콘웨스트 2023'의 총책임자다. 이 전시회에 한국관 11개를 포함해 54개 한국 기업이 부스를 마련한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