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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준 NH PE 대표 "임기 내 성과 못내도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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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7월 06일 09: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임기 내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게 원칙입니다."

오광준 NH투자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본부 대표(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증권사 특성상 단기간에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둬야 하지만 PE 영역에서만큼은 단기 성과에만 목을 매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오 대표는 NH PE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함께 써내려 온 인물이다. 농협중앙회 신용사업부로 입사해 2009년 농협은행 PE단을 창립을 주도했다. 2020년 12월부터는 NH PE본부를 이끌고 있다. 오 대표는 "사모펀드(PEF)에 출자하는 업무를 하는 옆 부서 인력들을 보고 '우리는 왜 직접 펀드를 운용하지 않나'는 의문이 들었다"며 "펀드를 직접 운용해보자고 회사에 제안했다가 평범한 은행원이 PE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NH PE의 선장 자리에 오르면서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는 "만기가 10년 펀드를 운용할 때 오늘의 투자 결정이 결과로 돌아오려면 최소 5년이 걸린다"며 "이런 특성을 간과하고 단기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근시안적인 의사결정을 하면 반드시 자충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등에 소속된 비독립계PE는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는 독립계PE에 비해 단기 성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사원으로서 자신의 성과를 해마다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NH PE는 이런 단기 성과주의를 배척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나의 성과'가 아닌 '회사와 펀드의 성과'를 위해 투자한다"고 말했다.

인하우스PE지만 NH PE는 NH투자증권과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2016년 PE 업무 통합이 마무리된 뒤 NH PE가 지금까지 결성한 펀드의 운용 자산 규모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NH 계열에서 출자한 자금은 10% 초반에 불과하다. 계열사에 손을 벌리지 않고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 만큼 독립성이 보장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NH PE의 법인 독립이다. 오 대표는 "증권사 내 하나의 본부로도 충분히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지만 외부에 우리의 운용 역량을 강조하고, 비독립계PE에 대해 시장에서 갖고 있는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 위해선 독립된 법인 체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 대표가 첫손에 꼽는 랜드마크 딜은 동양매직이다. NH PE는 2014년 글래우드PE와 컨소시엄을 맺고 당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동양그룹으로부터 동양매직을 인수했다. 이후 렌털업체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기초체력을 다져 NH PE는 2년 만에 동양매직을 SK네트웍스에 재매각하면서 엑시트했다. 내부 수익률(IRR)은 38%에 달했다.

숫자로 보이는 성과도 뛰어났지만 오 대표가 이 딜을 랜드마크 딜로 꼽는 이유는 사모펀드에 대한 편견을 깬 투자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만 해도 사모펀드는 점령군처럼 등장해 직원을 정리해고하고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NH PE는 정반대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노조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회사를 함께 이끌어 훌륭한 성과까지 내 동양매직에 대한 추억이 많다"고 말했다.

NH PE엔 오 대표와 함께 PE단을 설립할 때부터 함께한 창립 멤버가 두 명 더 있다. 윤정호 기획부장과 문태곤 PE2부문 상무다. 오 대표는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내린 의사결정의 결과가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시점에 나오기 때문에 항상 더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투자를 하고, 내 옆에 동료도 설득하지 못하는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 나만의 투자 철학"이라고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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