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유명 관광지 코사무이가 관광객 급증과 강우량 부족으로 몇 달째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현지에서는 "관광업으로 번 돈을 물을 사는 데 써야 할 판"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수담 삼동 코사무이 부시장은 "앞으로 두 달 정도만 잘 버텨내면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민들에게 물을 아껴 쓸 것을 당부했다.
삼동 부시장은 "다른 지역과 사설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다 쓰고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주정부나 중앙정부가 코사무이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도 했다.
코(Koh)는 섬, 사무이(Samui)는 깨끗함을 뜻한다.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고급 리조트로 유명한 코사무이는 3~5월 건기에 종종 물 부족에 시달리곤 한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 현상까지 겹쳐 비가 더 적게 내렸다.
코사무이 한 주민은 지난 3개월간 수돗물이 일주일에 2~3일밖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어떤 때는 일주일 동안 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심각한 물 부족 때문에 가끔 근처 사원으로 가 목욕하고 오는 주민들도 여럿 있다고 한다.
코사무이 관광협회장은 관광업으로 번 돈을 물을 사는 데 써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하면서 "물이 떨어지면 곧바로 물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코사무이는 태국의 대표적인 신혼여행지로 푸껫, 파타야 다음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뿅뿅 지구오락실' 촬영지로 소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