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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채권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주식 시장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채권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 최대 자산운용사인 매켄지 인베스트먼트는 올 상반기 강세였던 주식시장이 약화하고 채권시장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방어 심리가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레슬리 마크스 매켄지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올해 남은 기간에 경제 지표가 공개되면 투자자들은 침체를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채권시장이 주식 시장보다 상대적 우위에 놓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블룸버그의 경제학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에 경기침체가 도래할 것이란 응답은 60%에 달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이 경기둔화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올 상반기 주식 시장은 경제학자의 우려를 비껴갔다. 세계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 13%가량 상승했다. 매켄지는 이 현상을 인공지능(AI)에 의한 환상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AI 열풍으로 인해 다른 산업부문의 침체가 가려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매켄지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의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운용자산(AUM)이 1490억달러에 달하는 매켄지는 채권 투자 비중을 작년 말 21%에서 지난 5월 24%까지 늘렸다. 투자한 채권 대다수는 신용등급 AAA~BBB인 투자 등급 회사채였다.
매켄지에 따르면 주식 투자를 지속하고 싶다면 의료기기와 필수 소비재를 매수하라고 제언한다. 경기에 둔감한 산업 분야라서다. 수요가 비탄력적인 상품이라 침체가 도래해도 수익이 크게 줄지 않는다는 평가다.
일본 증시를 주시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4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는 3만 3753으로 마감했다. 1990년 3월 이후 3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매켄지도 일본 의료 장비 업체 테루모를 비롯해 편의점 기업 세븐 앤 아이 홀딩스에 투자한 바 있다.
마크스 CIO는 "(일본 증시는) 올해를 제외하고선 오랜 기간 저평가된 시장이다"라며 "일본은행이 올해 엔화 강세를 노리고 양적완화를 중단할 경우 투자자들의 수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