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농산물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주가가 널뛰기하고 있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 미국 중서부 가뭄 등으로 주요 곡물 가격이 급등락하고 있어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 레버리지 콩 선물 ETN(H)’은 지난달 1일 이후 이날까지 42.8% 상승했다. 이 기간 국내 ETN 가운데 수익률 1위였다. 이 ETN은 지난달 22일 이후 30일까지 콩 선물 가격이 하락하며 주가가 11% 넘게 빠졌지만, 이날 다시 상승하면서 14.95% 급등했다. 비슷한 상품인 ‘신한 콩 선물 ETN(H)’ 역시 이날 7.59% 올랐다.
옥수수 관련 ETN은 콩 ETN보다 가격 변동 폭이 더 컸다. ‘신한 옥수수 선물 ETN(H)’은 지난달 1일부터 22일까지 18.8% 상승했다. 하지만 옥수수 선물 가격이 하락하며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20.1% 급락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 레버리지 옥수수 선물 ETN’은 36.9%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농산물 관련 ETF인 ‘TIGER 농산물선물 Enhanced(H)’와 ‘KODEX 3대농산물선물(H)’도 옥수수 ETN과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국제 곡물 가격이 급변동하는 배경으로는 최근 미국 중서부 대평원의 기상 상황이 꼽힌다. 중서부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해 미국의 곡물 작황 수준은 1988년 이후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미국 중부 지역에서 해갈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급등했던 옥수수 등은 가격 되돌림을 보이고 있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초반까지 미국 중서부 지역에 강수가 예상돼 가뭄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이후 ‘슈퍼 엘니뇨’가 닥친다면 향후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슈퍼 엘니뇨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2도 이상 올라가는 상황이 3개월 넘게 지속되는 것이다. 폭염, 태풍 등의 기상 이변을 초래해 농작물 생산에 타격을 준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곡창 지대는 올해 4분기께 엘니뇨발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고려해 하방 변동성에 유의하며 원자재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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