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체 투자처로 떠올라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6월 26일~7월 3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장지수펀드(ETF)는 ‘KODEX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로 7.59% 올랐다. ‘TIGER인도니프티50레버리지’(7.22%)가 뒤를 이었다.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만 고수익을 올린 게 아니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27개 인도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4.12%로 집계됐다. 이 기간 엔비디아 테슬라 등 ‘빅테크주 랠리’가 이어진 미국 펀드(14.21%)에 근소하게 뒤져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3년 수익률은 100.53%로 해외주식형 펀드 중 독보적 1위다. 전체 평균(17.3%)의 여섯 배에 달하는 중장기 성과를 냈다.
최근 인도 증시의 강세는 국제 정세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중국 성장률이 둔화하자 이를 보완할 시장으로 인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을 추진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지난주 모디 총리가 미국을 국빈 방문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전설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 등과 잇달아 만나면서 성장 기대는 더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5.9%로 중국(5.2%)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지난 4월 18세기 중반부터 줄곧 1위였던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인구 국가가 됐다. 2030년에도 중위연령이 31세(중국 42세)에 불과하다. 그만큼 젊고 값싼 인력이 풍부하다는 분석이다.
3개월 새 2600억원 순유입
글로벌 자금도 몰리고 있다. 인도 증시로 순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3월 이후 87억달러(약 11조2000억원)로, 분기 기준 2020년 말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인도 주식형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최근 3개월간 2642억원에 달한다.인도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관련 ETF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키움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이 유일한 ETF 상품이었지만 올 4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도 제조업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유입 확대는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인한 환율 상승 압력을 일정 부분 상쇄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디 총리가 내년 4월 총선에서 3연임을 노리고 있는 만큼 내수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설 전망”이라며 “하반기에도 제조업 경기가 뜨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