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사진)이 여의도로 돌아온다. 지난해 5월 1기 내각에 포함된 정치인 출신 장관 중 당에 복귀하는 첫 번째 인사다. 친윤계 핵심인 데다 선거를 여러 차례 지휘한 ‘전략통’인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권영세 역할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장관은 이날 단행된 장·차관 인사로 사실상 당 복귀를 확정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은 신임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내정했다. 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공식 임명되면 권 장관은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다.
권 장관은 이번 개각에서 당 복귀를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을 10개월 앞둔 만큼 지역구 관리가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권 장관 지역구인 서울 용산구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여야 득표율 차이가 0.66%포인트에 그칠 정도로 접전 지역이다. 권 장관은 당 복귀 후 조직 관리와 함께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어지러운 민심을 수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 정국에서 권 장관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친윤계 핵심인 권 장관은 2021년 7월 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으며 윤 대통령의 입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대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부위원장을 지낸 데 이어 초대 통일부 장관을 맡았다. 최근에는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다. 여권 한 관계자는 “권 장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망이 두텁다”고 했다.
권 장관은 당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그간 굵직한 선거를 여러 번 지휘했다. 지난 대선 당시 선대본부장을 비롯해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황실장을 맡았다. 같은 해 19대 총선에서는 당 사무총장으로 공천위원회 간사를 했다.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한 한 인사는 “권 장관은 큼직한 부분에서 교통정리와 수습을 잘한다”고 했다.
지도부 인선이 끝난 만큼 권 장관이 당직을 맡을 가능성은 작다. 대신 내년 총선을 앞두고 꾸려질 선대위 등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 장관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당 중진 의원으로서 내년 총선에서 당이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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