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갭투자’(전세 끼고 아파트 매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진 수도권 지역은 경기 화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평택, 성남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가 주요 갭투자 대상이었다. 이들 지역은 전셋값이 추가 하락하면 역전세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화성(33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세종(244건), 인천 연수구(231건), 경기 평택(221건), 성남 분당구(206건) 등의 순이었다. 아실은 아파트 매매 후 직접 거주하지 않고 3개월 내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 갭투자 거래로 분류한다.
이들 지역은 집값이 단기간 급락하면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줄어든 게 공통점이다. 화성, 평택 등 경기 남부권은 지난 3월 정부가 용인 남사읍에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도 적지 않다.
화성 송산면 ‘포도마을 코스코밸리’ 전용 84㎡는 지난 4월 2억원에 매도된 이후 지난달 초 보증금 1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매매가와 보증금 차이가 20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달 손바뀜한 화성 진안동 ‘진안골 주공11단지’ 전용면적 75㎡도 매매가는 3억500만원, 전셋값은 2억8000만원이었다. 세금, 중개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순수한 투자금은 2500만원 수준이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를 웃돌아 투자 비용이 1000만원 미만인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평택 안중읍 늘푸른 전용 59㎡는 4월 1억5500만원에 거래된 뒤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500만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아파트값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락하면서 이전보다 소액으로 갭투자를 할 수 있지만 이런 갭투자가 전세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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