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사 3년 차인 회사원 이모씨(29)는 두 달째 온라인 경매 수업을 듣고 있다. 주말에는 친구 추천으로 경매 스터디에도 나간다. 이씨는 “언젠가 경매를 통해 집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자본금이 적은 20·30세대가 경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40·50대 등 기존 부동산 주력 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시드머니(종잣돈)가 부족하다 보니 주로 경매 시장에서 소액 투자 물건 찾기에 열중한다. 목돈이 필요한 서울 아파트보다는 여러 번 유찰된 경기권 아파트나 몇천만원으로 입찰할 수 있는 토지 등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여러 명의 공유자가 지분을 나눠 가진 물건의 일부만 경매에 나왔을 때 투자하는 지분 투자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지분 투자는 경매 시장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지만 요즘엔 소액 투자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 일부 지분(0.8㎡) 매각에 19명이 응찰했다. 감정가(0.8㎡ 기준 2700여만원)의 138%인 3800여만원에 낙찰됐다.
묘지도 공략 대상 중 하나다. 묘지가 있는 땅은 가족이 공동으로 소유한 경우가 많다. 묘지가 포함된 땅을 시세보다 싸게 낙찰받아 가족에게 웃돈을 얹어 되파는 방식이다. 목요일 저녁마다 서울 강남의 한 경매학원에서 공부 중인 김모씨(33)도 묘지와 공터 물건을 주로 찾고 있다. 김씨는 “수도권 외곽 아파트도 몇억원씩 하기 때문에 시드머니가 부족하면 투자하기 어렵다”며 “가격이 저렴한 묘지와 공터를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 경험이 적은 젊은 층이 고수익을 얻기엔 경매 시장의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저가 매물은 권리관계가 복잡하기 일쑤라 자칫하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수도 있어서다. 경매 학원에선 ‘지분을 낙찰받은 후 공유자에게 웃돈을 받고 팔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되파는 과정이 복잡하다. 지분을 낙찰받은 뒤 다른 공유자가 나머지 지분을 사지 않으면 법원에 공유물분할 청구 소송을 내야 한다.
심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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