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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엄금' '결빙주의' 표지판 영어로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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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엄금' '결빙주의' 표지판 영어로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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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관광객 A씨는 '출차주의'라는 표지판을 보고 한국어 번역 앱을 켰는데 뜻이 제각각인 걸 발견했다. attention(주의)는 그나마 나은 축. 앱마다 the principal of departure, evectionism 등으로 다르게 번역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결혼이주민 B씨는 일상생활 한국어 구사가 어렵지 않지만, ‘결빙주의’이나 ‘염수살포구간’ 등 한자어로 구성된 표지판이 나오면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C씨는 담배를 피우다 ‘화기엄금’이란 표지판을 봤다. 그림 문자가 없어 무슨 뜻인지 동료에게 물었으나, 외국인인 동료도 모른다고 했다.


외국인이 공공 표지판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표지판 외국어 번역을 명확히 하고, 그림문자(픽토그램)도 넣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도로, 공공시설 등의 주요 표지판에 있는 어려운 표현을 8개 외국어로 번역해 네이버 오픈 사전에 공개한다고 28일 발표했다. 번역되는 외국어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몽골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등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중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 기준으로 선정했다.

공공표지판엔 글자 수를 줄여야 해 일상용어 대신 한자어가 쓰이다 보니 번역 앱이 전혀 다른 뜻으로 나타내는 사례가 많다. 각각의 앱이 한국어를 잘못 번역해주는 걸 정부가 모두 바로잡긴 쉽지 않다. 네이버에서 만큼은 정확한 표기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것이다.

주차장 등에서 차가 빠져나오는 것에 보행자가 주의해달라는 뜻의 '출차주의' 표기를 번역한 evectionism을 네이버에서 재번역하면 신학 등에서 쓰이는 '방탕주의'가 검색된다. 케임브리지 영어사전에선 검색되지 않는다. 여기서 ism(주의)을 뺀 evection이 '태양 인력에 의한 달 운행의 주기 차이를 의미하는 출차(出差)라는 뜻이 있어, 이런 번역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엉터리 번역이 이뤄진 것인데, 안전과 결합하다 보니 문제가 적지 않았다는 게 행안부 판단이다.

‘화기엄금’(火氣嚴禁, no open flames)은 각각의 앱에서 ‘no fire’, ‘no flammables’, ‘strict firearm regulations(엄격한 총기 규제)’ 등으로 다르게 번역되고 있다. 결빙주의’(結氷注意, watch for ice)는 ‘freezing caution’, ‘ice-freezing’, ‘icyism’ 등으로 뉘앙스가 다르게 번역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네이버의 ‘오픈사전프로(PRO)’ 영역에 표지판 사전을 개설, 자주 발견되는 100개 표지판의 사진과 함께 8개 외국어 번역 초안을 등록했다.

행안부는 이를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문가 등과 함께 실제 사용되는 표현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7월 말에 공개할 예정이다.

안전 공공표지판에 그림문자(픽토그램) 등도 함께 표시하도록 각 기관에 안내하고 지속 개선하는 작업도 벌이기로 했다.

서주현 행안부 정부혁신기획관은 “공공표지판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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