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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시간 싸움…용인 조기착공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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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만t, 7GW(기가와트). 2042년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용인 국가산단) 내 삼성전자 공장 5기에서 하루에 필요한 물과 전력이다. 용인시 인근 강과 호수에서 물을 끌어오고 주변에 원자력 발전소 5기를 새로 지어야 충당 가능한 양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조달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았다.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27일 용인 국가산단용 물과 전력에 대한 총력 지원을 약속하면서 삼성전자에선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산단 조성 ‘속도전’을 통해 생산능력 확충이 가능해진 만큼 최첨단 반도체 기술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 5기 용량 전력 필요
이날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용인 국가산단 관련 ‘범정부 추진지원단’ 회의의 화두는 물과 전력이었다. 24시간 최첨단 장비를 돌리고 반도체 불순물을 씻어내는 데 대규모 전력과 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총 300조원을 투자해 용인 국가산단에서 반도체 공장 5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2030년 첫 공장의 일부 라인이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때 필요한 전력은 하루 0.4GW, 물은 3만t이다. 2042년 공장 5기가 모두 가동되면 수요는 물 65만t, 전력 7GW로 증가한다.

여기에 하루 평균 4만 명 이상의 건설인력이 산업단지로 출퇴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도로망 확보 등 교통 계획 수립도 필요하다.
평택에선 송전선 갈등으로 5년 지연
물과 전력 같은 인프라는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톱5’ 안에 드는 기업도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비협조적일 경우 기업은 인프라 조성과 관련해 ‘재앙’ 수준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2010년대 중반 경기 평택 반도체공장 조성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송전선 갈등 때문에 5년을 허비했다.

공사 지연은 반도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용인 국가산단의 핵심인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의 주문대로 적시에 필요한 만큼의 반도체를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반도체기업은 2~3년, 멀리는 5년 앞을 내다보고 라인을 짓는다. 공장 신축이 지연되면 주문을 받아도 공급을 못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이날 “반도체는 타이밍 산업”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경쟁 속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용인 국가산업단지의 조기 착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른 산단 조성 위해 ‘총력전’
정부와 지자체는 용인 국가산단에선 평택, 용인 원삼면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 계획이다. 농지 등 입지규제 사전협의, 신속한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등을 통해 전체 사업 기간을 기존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028년 공장을 착공, 2030년 첫 라인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전력·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 부처들은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경기도도 “원팀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회의에선 산단 연계 교통망 확충, 근로자를 위한 정주여건 마련 방안 등도 다뤄졌다.

삼성전자는 산단 내 협력 단지에 150여 개 국내외 협력사,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연구소 등과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고 경기 용인(기흥), 화성, 평택 등 기존 거점들과 통합된 최첨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초대형 산업 집적 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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