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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바이재팬' 효과…日 ETF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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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본 경제가 장기 저성장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주가 부양책과 기업 지배구조 혁신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 수요가 늘어날 거란 기대도 반영됐다. 기록적인 엔저(低) 현상이 계속되며 환차익을 노린 매수세가 더 몰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日 ETF 올 들어 고공행진
미국 증시에서 대표적 일본 ETF인 ‘아이셰어즈 MSCI 일본 ETF(티커명 EWJ)’는 올해 들어 26일(현지시간)까지 11.8% 상승했다. EWJ는 도쿄증시에 상장된 기업의 85%를 추종한다. 환헤지(위험 회피) ETF의 상승률은 더 높다. ‘재팬 헤지드 에쿼티 ETF(DXJ)’의 올해 상승률은 26.69%다. DXJ는 도요타, 미쓰비시 등 일본 우량주를 담은 ETF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일본 ETF 중 운용자산이 두 번째로 많다. 지난달 DXJ 순유입액은 3억달러였다. 일본 중형주와 대형주를 포괄하는 ‘엑스트랙터스 MSCI 일본 주식 ETF(DBJP)’는 올해 20.02% 올랐다. 단 소형주를 담은 ‘MSCI 일본 소형주 ETF(SCJ)’는 5% 상승에 그쳤다.

일본 토픽스지수가 최근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도쿄증시가 달아오르면서 일본 ETF의 성과도 좋다는 설명이다. 일본 증시가 또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토픽스지수가 12개월 안에 2500까지 상승할 거란 전망을 최근 내놨다. 기존 전망치 2200보다 약 14% 상향했다. 6개월 목표치는 2050에서 2400으로, 3개월 후는 2000에서 2200으로 높였다. 토픽스지수의 27일 종가는 2253.81이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증시가 올여름 조정받은 뒤 9월부터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론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나오며 조정받겠지만, 중장기적 성장동력은 충분하다고 봐서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상장사들이 실적 전망치 상향과 수익성 개선 방안, 자사주 매입 등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발표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日 경제 활성화로 투자 수요 늘어
일본의 여러 지표에서 경제가 되살아나는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장기 불황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도 일고 있다. 일본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7개월 만에 50을 넘었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디플레이션 완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올 4월 도쿄증권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상장사는 구체적인 주가 부양책을 공시하고 실행하라”고 통보했다. 이후 미쓰비시상사와 도요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도카이도쿄조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상장사들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3조2596억엔(약 30조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다.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도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완화 정책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익을 볼 수 있어서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143엔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타니아 칸다리 모건스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일본 투자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지난 1년간 세계 증시 대비 일본의 상승 폭을 비교하면 과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은 변수다. 수입과 수출 등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구조 때문에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들어 일본 투자에 대한 비중을 축소해왔다. BOJ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언제 뒤집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며 불확실성이 증폭돼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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