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투자자들은 이 회사를 제조업체로 보지 않는다. 애플 생태계가 창출하는 비(非)제조 부문의 부가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애플과 스태티스타 등에 따르면 애플의 2023회계연도 2분기(1~3월) 서비스 사업부문 매출은 209억1000만달러(약 27조27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애플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972억8000만달러)보다 2.5% 감소한 948억4000만달러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맥, 애플워치 등 활성화된 애플 기기는 20억 대(올해 1월 기준)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억 대의 기기 사용자에게 앱스토어, 애플페이, 아이클라우드, 애플뮤직, 애플TV+ 등의 서비스를 추가로 팔고 있다. 탄탄한 기기 소비층이 서비스 매출을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졌다는 얘기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현재 9억75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애플 플랫폼 생태계에서 끊임없이 소비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서비스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날로 커지고 있다. 2022회계연도에 전체 매출(3943억3000만달러)의 19.8%(781억7000만달러)였던 서비스 사업 비중은 올해 2분기 22.0%로 높아졌다.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애플 서비스 사업은 이미 미국 굴지 기업의 매출을 넘어섰다. 2022회계연도 연간 기준으로 781억7000만달러인 애플 서비스 사업 매출은 항공기 제조사 보잉(666억달러), 인텔(631억달러), 나이키(491억달러), 아메리칸에어라인(490억달러) 등보다 많다. 넷플릭스(316억달러)는 애플 서비스 사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댄 아이브스 미국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전 프로 헤드셋’과 같은 새로운 하드웨어가 추가되면서 서비스 사업의 연간 매출이 1000억달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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