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기 전 스마트폰을 들고 유튜브 쇼츠 등을 넘기면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일상 속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수연 성신여대 교수팀은 취침시간 지연행동의 원인을 파악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스마트폰을 들고 늦은 시간까지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취침시간 지연행동이라고 한다. 이런 행동은 규칙적인 일주기 리듬을 방해하고 만성 수면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 불안에도 영향을 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 교수팀은 건강한 20대 성인 60명을 대상으로 취침시간 지연행동의 원인을 조사했다. 이들은 '부정적 생각이나 불쾌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31.3%)', '하루 동안 열심히 일한 나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26.5%)',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18.1%)'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자기 전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단순히 심심해서가 아니라 일상 스트레스와 불쾌한 감정을 피하고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다. 여가와 휴식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스마트폰을 활용해 즉각적인 감정을 해소하며 잠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서 교수팀은 '취침시간 지연행동을 개선하기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 (BED-PRO)'을 개발했다. 평균 72분 정도 늦게 잠에 드는 참가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더니 취침 지연시간이 평균 46분 감소했다.
이들의 불면증 심각도와 낮 동안의 졸림 수준 등 수면 평가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우울감 같은 심리적 요인도 나아졌다.
서 교수는 "자기 전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의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면에 작용하는 심리적 이유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수면학회 공식학술지 '수면의학(Sleep Medicine)' 6월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