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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본부장 "TDF, 최우선 선택 기준은 '변동성'" [1조 펀드매니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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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의 대명사도 같던 공모펀드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장지수펀드(ETF), 부동산 등 대체 투자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어서다. 공모펀드는 투자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걸까. 아직까지 1조원 이상 운용자산을 유지 중인 국내 공모펀드 매니저 3명의 생각과 앞으로 투자 전망을 들어본다.]

[1조펀드 운용역 릴레이 인터뷰]
①황우택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수석
②김화진 신영자산운용 배당가치본부장
③김정욱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전략본부장



퇴직연금 사전 지정 운용제도, 이른바 '디폴트 옵션'이 다음 달 12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제 노동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을 방치하고 있으면 퇴직금은 사전에 정한 방법대로 자동 운용된다. 자연히 가장 대표적인 연금상품인 '타깃 데이트 펀드(TDF)'도 몸집이 점점 커질 전망이다.

연금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 모든 상품(빈티지)의 순자산액은 4조2980억원(22일 기준)에 달한다. 2017년 출시 당시 25억원에 비해 무려 1700배 성장했다. 또 다른 라인업인 '자산배분 TDF' 순자산액을 더하지 않아도, 전체 TDF 시장 내 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

전략배분 TDF를 내놓던 2017년 3월 당시 미래에셋은 독자 운용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대부분 운용사가 TDF를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위탁 또는 자문 계약 형태로 운용해오던 시절이다. 김정욱 연금전략본부장은 2017년 처음부터 미래에셋 TDF 책임운용역을 맡아왔다. 그랑서울 타워1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김 본부장을 만나 TDF 투자 조언과 하반기 전망을 들어봤다.

▷먼저 TDF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 투자자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펀드라고 보면 된다. 퇴직연금 유형이 DB에서 DC로 전환되면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주체가 회사에서 개인으로 바뀐다. 개인 투자자들이 본업 외에 투자·관리에 대한 어려움이 있으니 이를 안정적으로 투자하게끔 디자인된 펀드다.

일단 은퇴 시점을 정해서 그에 맞는 빈티지의 TDF를 구매하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율이 시간이 갈수록 조정된다. 펀드 운용과 자산 관리가 결합된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소개된 이후 가장 대표적인 연금자산 관리 펀드로 자리매김 중이다.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 전체 빈티지 중 '전략배분 2025 TDF'가 순자산 1조원을 넘겼다.

타 데이트 펀드명에 적힌 숫자가 은퇴 연도를 말하기는 한다. 그러나 실제로 투자를 하시는 분들은 은퇴 연도와 상관없이 해당 펀드가 갖고 있는 위험자산,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 자체를 고려한다.

기본적으로 연금 시장 자체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중심이다. 투자 자산으로 보편화된 것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실적 배당형 상품에 투자를 할 때 본인이 은퇴 연한이 많이 남아 있더라도 안정성이 높은 2025를 많이 선택한 게 아닌가라는 추측을 한다.

▷연금계좌에서만 투자가 가능한 점도 매력을 높인 것 같다.

TDF의 가장 큰 장점은 연금 계좌 안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연금 계좌 안에서는 위험자산 70%, 안전자산 30%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주식 비중이 70%인 전략배분 TDF 2045 등도 안전 자산으로 분류가 되다 보니, 연금 계좌 안에서 선호도가 올라간 점도 있다.

▷올 상반기 전략배분 TDF 수익률이 코스피·코스닥 상승률을 밑돌았다.(미래에셋 전략배분 TDF는 전 빈티지가 연초 대비 수익률 10% 수준에 머물렀다.)

"TDF 책임운용역으로서 정말 관리해야 하는 건 포트폴리오 성과의 변동성이라고 생각한다. 펀드, 특히 그것도 퇴직연금과 연관된 펀드의 투자 성과가 크게 출렁인다면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평안하기가 어렵다. 우리 본부의 핵심성과지표(KPI)도 단순한 성과가 아닌 위험을 감안한 성과, 즉 변동성 대비 성과를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늘 장기간 운용 성과를 염두에 두고 투자한다. 실제로 전략배분 TDF의 변동성은 기타 10개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가장 낮다."



▷TDF 상품을 고르는 잣대를 조언한다면.

"앞서 말한 대로 적은 변동성, 즉 '일관성'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일관적인 수익률을 내온 상품을 고르는 것이 연금 투자 목적에도 맞다고 생각한다.

▷2017년부터 전략배분 TDF 성장을 지켜봐왔다. 앞으로 계획은.

"기존까지는 기관에게만 제공되던 부동산 인프라 혼합 자산 등 상품들을 일반 연금 투자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찾을 예정이다.

해외 진출 등도 고려 중이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속에 연금시장 공략 기회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전략배분 TDF의 한국 버전이었다라고 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전략배분 TDF를 통해서 자산 배분 능력을 소개하고 싶다."

▷TDF를 운용하면서, 공모펀드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느끼는가.

"TDF로 비춰서 본다면, 우리는 ETF와 공모펀드 모두에 투자하고 있다. TDF는 일종의 플랫폼이기 때문에 ETF, 대체투자 자산의 성장이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의 성장 속에 공모펀드가 부진한 점은 아쉽다. ETF는 편리하고 혁신적이다. 다양한 투자 상품들이 있고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포기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개별 ETF의 성과가 실제 고객의 성과로 이어질 확률이 적다. 여러 편의성이 투자 성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하는 셈이다. 편의성이 고객 자산에 큰 도움이 되는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가 오더라도 결국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다. 운용업에서는 당연히 '성과'일 텐데, 성과에는 부침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일관성과 안정성 등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공모펀드의 가치가 돋보이는데, 그 점이 약해지고 있는 점이 아쉽다.

▷끝으로 하반기 시장을 전망해달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았고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세 가지 정도 시나리오를 예상 중이다. ▲지금처럼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모두 높게 유지되는 상황 ▲급격한 경기 침체로 금리가 빠르게 내려갈 상황 ▲경기 침체 자체가 오지 않는 상황이다. 각각 7:1:2 정도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 중이다.

경기 침체 우려가 남아있는 한 지난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 성장 기술주가 유리하다는 기준을 갖고 있다. 포트폴리오적인 측면에서는 안전 자산인 달러나 금, 원자재 등에 대한 비중도 일부분은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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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전략본부장

주요펀드(순자산액, 22일 기준)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혼합자산자투자신탁(7개 빈티지, 4조2980억원)
미래에셋평생소득TIF혼합자산자투자신탁 (5928억원)
미래에셋퇴직연금베스트펀드컬렉션증권(채혼) (1993억원)

주요 경력
2008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스크관리본부 입사
2019~2023 자산배분부문 TDF운용팀
2023~ 자산배분부문 연금전략본부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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