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600을 앞두고 ‘줄다리기’를 펼치는 가운데 외국인이 최근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자동차·방산·조선주는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거래일(6월 12~23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864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4조335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최근 들어 증시가 과열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전체적으로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올 2~3분기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은 꾸준히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 동안 현대차를 125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3위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3개월 전(2조7465억원)에 비해 31.3% 오른 3조6089억원으로 전망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53억원), 두산에너빌리티(1066억원), HD한국조선해양(552억원)도 외국인이 최근 사들인 주요 종목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1개월 6.8% 상향돼 12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최근 한 달 사이 17.3% 상향됐다. 항공산업 회복에 따른 엔진 매출 회복과 함께 폴란드에 수출되는 K-9 자주포 수출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도 최근 한달 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21.1% 상향돼 12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탄탄한 수주실적을 올리면서 전체적인 실적 전망이 올라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하반기 폴란드와 체코에서 원전 건설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커지며 원화가 다시 약세를 보이자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그럼에도 향후 이익 성장 기대감이 높아진 방산과 조선 등의 업종으로는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겠으나 기계, 조선, 자동차에 대해선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