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이번에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는 기존 사토프 정유공장과 통합해 조성하는 사우디 최대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 핵심 시설 건설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작년 3월 EPC(설계·조달·시공) 입찰 초청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기술 입찰, 10월 상업 입찰을 거쳐 이번에 수주를 달성했다. 총 4개 패키지 중 약 5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1&4를 설계·구매·건설 등 공사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턴키방식으로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사진) 시절인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을 이끌었다. 9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건설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모든 공종이 종합된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으로 해외 건설 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 반세기 동안 총 170여건, 약 232억 달러 규모의 공사(이달 해외건설협회 집계 실적 기준)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왔다. 1억992만 달러 규모의 ‘하일-알 주프 380㎸ 송전선’을 포함한 50여 개 송변전 공사뿐 아니라 항만, 담수 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현재도 다수의 송변전 공사는 물론 지상 최대 프로젝트라 불리는 네옴시티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람코(Aramco)’와 다져온 오랜 신뢰는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 달러, 2009년 준공),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 달러, 2012년 준공),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 달러, 2019년 준공) 등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 달러, 2024년 준공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16억 달러, 2025년 준공 예정)를 비롯해 울산에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2026년 준공 예정)를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현대건설은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Nammat) 프로그램을 통해 아람코의 건설 EPC부문 독점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유수의 건설사 중 현대건설을 포함한 소수의 기업만이 이 지위를 확보했다.
한편, 이번 수주는 정부 차원의 경제외교를 통해 한·사우디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가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우디를 방문해 활발한 수주 지원활동을 펼친 이후 최대 성과로 평가 받고 있다. 수주지원단과 사우디를 방문한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은 이번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수주 계약 체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번 수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을 웃도는 한편 올해 해외 건설 수주 목표 달성의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우디 진출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원팀코리아’의 일원으로 K건설의 해외시장 진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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