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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최고책임자 있어도 총수가 중대재해 처벌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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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최종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 그룹 총수라면 계열사 대표이사나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대신 경영책임자로 지목돼 기소될 수도 있습니다.”

최진원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지난 20일 ‘중대재해, 이렇게 대응하라-최근 사건 동향과 전략’을 주제로 연 웨비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했느냐가 기소 여부를 가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실형 사태’로 더 중요해진 안전관리
지난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사고가 나면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년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현장에도 적용된다. 지난 4월 중견 건설사 온유파트너스 대표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항소 포기로 판결 확정), 한국제강 대표가 징역 1년(1심)을 잇달아 선고받으면서 산업계의 긴장감이 한층 커졌다. 여전히 산업현장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줄잇는 가운데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는 일이 생기고 있어서다.

태평양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시행 후 올해 3월 말까지 총 290건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이틀에 한 건 이상의 사고가 터지는 셈이다. 이 기간 검찰이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사건은 총 18건이다. 모두 대표나 그룹 총수가 경영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지난 3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삼표산업의 채석장 붕괴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그룹 총수도 계열사 사고로 실형을 선고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성됐다.

정상철 태평양 변호사는 “검찰은 중대재해법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이 중대산업재해 발생으로 이어졌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설사 의무 이행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현장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와 연계해 법리적으로 잘 변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상민 태평양 변호사도 “사업장 특성에 맞는 위험성 평가, 근로자의 안전보건 활동 참여 보장, 재해를 예방할 합리적인 안전 조치 등이 필요하다”며 “노사가 자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학검증, 억울함 푸는 열쇠될 수도
재판에서 법리다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과학적 입증 방식을 동원해 중대재해법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상철 태평양 변호사는 “사고 원인은 과실의 정도 판단과 양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공소사실로 적힌 사고 원인이 객관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과학적 지식과 합리적 추정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0년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건의 공판 과정을 예로 들었다. 이 사고는 38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친 대형 참사다. 검찰은 당시 냉동창고 3번 냉각기 주변 천장에 발포된 우레탄폼에 용접 불꽃이 옮겨붙어 화재가 났다고 판단, 가연성 물질에 대한 보호 조치와 화재감시인을 배치하지 않은 현장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피고 측은 재판 과정에서 천장과 30㎝ 떨어진 곳에서 15~20분간 산소용접을 했을 때 당시 현장에 있던 우레탄폼에 불이 붙을 수 없음을 입증해 반전을 만들어냈다. 피고인 9명 중 6명이 무죄를 받았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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