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35~39세 여성 고용률이 25~29세 여성 고용률보다 13%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큰 격차다.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경력을 포기하는 여성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27일 한국경제신문이 OECD의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35~39세 여성 고용률은 60.5%로 25~29세 여성 고용률(73.9%)보다 13.4%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함께 초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일본(7.8%)을 포함해 다른 OECD 국가 중 격차가 가장 크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뚜렷한 ‘M자형’ 곡선을 그렸다. 20~24세 50.2%에서 25~29세 73.9%로 최고점을 찍은 뒤 30~34세 68.5%, 35~39세 60.5%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시 40대부터(40~44세 63.5%, 45~49세 65.9%) 50대 중반(50~54세 68.9%)까지 고용률이 오르다가 55~59세 64.6%, 60~64세 52.5%로 떨어지는 형태다.
OECD 회원국 여성의 평균 고용률은 20대부터 40대 중반까지 꾸준히 오르다가 이후부터 꺾이는 흐름이었다. 35~39세 여성 고용률(76.5%)은 25~29세 여성 고용률(73.6%)보다 2.9%포인트 높았다.
여성에게 치중된 육아 책임이 한국 여성의 경력단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 1위로 육아(42.8%)가 꼽혔다. 결혼(26.3%), 임신·출산(22.7%), 가족돌봄(4.6%)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여성에게 쏠린 육아 부담을 덜고 경력단절 우려에 따른 출산 기피를 막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부모급여, 돌봄지원 확대와 같은 정부 노력만으로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기업의 일·육아 양립 문화 정립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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