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소유 호화 요트가 부산을 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해당 선박은 부산에 입항하지 못할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이 보유 중인 약 6400억원 상당의 요트로 서방의 압류를 피해 아시아국가로 피항하다 한국을 목적지로 정했지만, 한국마저 입항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제1 철강기업 세베르스탈 최대주주 알렉세이 모르다쇼프가 소유한 슈퍼 요트 '노르'가 오는 24일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길이가 142m에 달하는 노르는 헬기 이착륙장과 수영장, 20개의 객실을 갖춘 5억달러(약 6400억원) 상당의 호화 요트다. 지난해 10월 홍콩에 모습을 드러낸 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의 항해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지난주 부산으로 이동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이 요트가 부산으로 입항할지는 미지수다. 아직 부산에 입항하기 위한 사전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산으로 온다고 하더라도 요트가 정박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는 한일 여객선과 크루즈선이 늘면서 대형 요트가 계류할 수 있는 선석이 없어서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영도구에 크루즈터미널이 있지만, 요트 계류시설이 없고 러시아 요트 한 척 때문에 출입국 기관 직원과 경비·보안 요원을 배치할 수도 없다"며 "초대형 요트가 접안할 수 있는 시설도 없다"고 설명했다.
서방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 등 러시아 주요 인사들을 제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 나가 있는 러시아 재벌들의 요트들이 서방에 압류당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