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학원이 20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서울백병원의 폐원을 최종 결정했다. 서울시가 병원을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폐원을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음에도 병원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본지 6월 19일자 A27면 참조
인제학원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백병원 건물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달 초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가 제안한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통과시켰다. 법인은 서울·상계·일산·부산지역 백병원 노조 지부장들에게 회의 결과를 통보했다.
이사회 개최에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도심 내 서울백병원의 기능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는 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도시계획시설은 도시정책상 지방자치단체장이 부지 용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공공청사, 문화시설, 연구시설, 종합의료시설 등으로 구분되는데 지정되면 건폐율과 용적률 규제를 받게 되는 등 용도 변경도 사실상 막힌다. 이는 인제학원이 서울백병원을 폐원하고, 상업용으로 개발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서울대병원 및 적십자병원, 강북삼성병원, 세란병원 등 도심 내 병원 네 곳도 함께 종합의료시설로 묶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합의료시설 지정은 인제학원의 폐원 결정과는 별개”라며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더라도 병원업을 영위할 다른 법인이 인수한 뒤 병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인제학원 이사회를 앞두고 시의 병원 존치 방침을 재단 측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제학원의 병원 폐원 결정으로 당분간 서울 중구 일대에서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조철오/김대훈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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