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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챙겨두려고요"…8년 만의 엔저에 사라진 '노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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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고 가지 않아도 투자할 겸 엔화를 챙겨두려고요."(엔저에 엔화 환전을 계획한 30대 직장인 박모씨)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엔테크' 수요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환전 규모가 작년 이맘때보다 5배가량 늘었고 엔화 예금도 40% 가까이 불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한화 약 2732억원)으로 전월 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2억8500만엔)보다는 4.8배 급증했다.

고객 요구에 따라 원화를 받고 은행 입장에서 엔화를 내준(매도) 환전 규모가 300억엔을 넘어섰다는 뜻이다.

엔화 환전(원화→엔화) 건수는 더 큰 늘고 있다. 5월 엔화 환전액이 가장 많은 A 은행의 환전 건수(14만1743건)는 4월(7만8643건)의 거의 두배일 뿐 아니라 작년 5월(1만8041건)과 비교하면 약 8배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일본 여행이 급증했고 관련 엔화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엔저 현상이 심해지면서 당장 쓸 일은 없어도 미리 바꿔두고 환차익을 기대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4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6978억5900만엔에서 이달 15일 현재 8109억7400만엔으로 16%(1131억1400만엔·약 1조243억원) 급증했다. 작년 6월 말 잔액(5862억3000만엔)보다는 38%나 많다.

예금 잔액의 상당 부분은 기업 예금이고 무역 결제 수요 등으로 달마다 변동성이 큰 게 사실이지만 일부 엔저 효과가 반영됐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당분간 엔저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운데 엔화 환전이나 예금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만 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다. 시장에서는 이런 기조에 변화가 없다면 엔저 추세가 이어져 원·엔 환율의 경우 100엔당 8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16일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3.82원으로 2015년 6월26일(905.40원)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낮다. 엔화는 달러·유로 등에 대해 모두 약세다. 지난 1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엔화는 1유로당 152엔을 넘어서 2008년 9월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고, 엔·달러 환율도 1달러당 141엔대에 올라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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