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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라이브·5만명 떼창…잠실에 뜬 별 중의 별 '브루노 마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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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라는 말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가 있을까. 100분간의 빈틈없는 라이브, 5만여명의 관객이 만들어내는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떼창까지 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무대에 선 잠실의 밤은 그 어느 때보다 환상적인 빛을 냈다.

브루노 마스는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를 개최했다.

브루노 마스의 내한 공연은 2014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현대카드 측에 따르면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공연의 관객 수는 이틀간 총 10만1000명이다. 빼곡하게 들어찬 객석을 보며 한국 팬들의 긴 기다림과 기대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공연 티켓이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며 고가의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던 바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는 오후 8시. 황금빛 하늘과 함께 브루노 마스가 '24K Magic'을 부르며 무대에 등장했다.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고, 곡의 후렴은 5만명 관객의 떼창으로 채워졌다. 브루노 마스의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가벼운 몸짓에 분위기는 금세 뜨겁게 달궈졌다.


"안녕하세요! 안녕 코리아, 안녕 서울!"

브루노 마스가 건넨 한국어 인사에 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이어 브루노 마스는 "이렇게 돌아오기까지 9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다시 돌아와 기쁘다. 오늘 밤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즐기자"고 외쳤다.

브루노 마스는 마이클 잭슨과 비견되는 현존 최고의 아티스트로 평가된다. 2010년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로 데뷔할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이후 숱한 히트곡을 내며 단숨에 팝스타 반열에 올랐다.

스타성만으로 브루노 마스를 논할 순 없다. 팝은 물론 펑크, 소울, 힙합, 록까지 소화하는 그의 음악성은 스타성을 뛰어넘는다. 미국 그래미 어워즈 수상만 총 15회에 달한다. 도전에도 두려움이 없다. 2021년 한국계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앤더슨팩(Anderson Paak)과 함께 실크소닉이라는 듀오를 만들어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베스트 R&B송', '베스트 R&B 퍼포먼스' 등 4개 부문을 휩쓸며 영향력을 더욱 굳건히 했다.

이번 공연의 러닝타임은 100분이었다.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브루노 마스는 명성에 걸맞은 '꽉 찬 100분'을 선사했다. 단 1분도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무대 위를 날아다닌다'는 말이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현란한 풋 스텝을 선보이다가 어느새 기타를 메거나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하고, 트럼펫·색소폰과 유연하게 호흡했다.

무대 위에서 음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소통을 해내는 '자유로움'과 '오리지널리티'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브루노 마스에게 무대보다 더 어울리는 배경은 없으리라. 화려한 효과나 무대 장치 없이도 맨몸으로 승부를 보는 가수라는 점에 이견이 없을 듯하다.

'파이니스(Finesse)', '트레저(Treasure)', '빌리어네어(Billionaire)', '베르사체 온 더 플로어(Versace on the Floor)', '메리 유(Marry You)', '웬 아이 워즈 유어 맨(When I Was Your Man)' 등 전곡 떼창을 가능하게 하는 명곡의 향연이 펼쳐졌다. 힙합 비트에 몸을 들썩이다가 어느샌가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온 감성에 젖어 들었다. 브루노 마스의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 덕에 공연 내내 다채로운 감정이 오갔다.


혼을 쏙 빼놓는 공연 퀄리티 외에 한국 관객들과의 소통도 빛을 발했다. 브루노 마스는 '콜링 올 마이 러블리스(Calling All My Lovelies)'를 부르던 중 "헤이 베이비, 아임 코리아 라잇 나우(Hey, baby. I'm korea right now)"라고 말하고는 한국어로 "보고 싶어요"라고 해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아예 곡 일부를 "보고 싶어요. 베이비"라고 한국어로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공연 중간 한국어로 "재밌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브루노 마스 표 고음이 돋보이는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 무대가 시작될 즘엔 해가 져 공연장이 완벽하게 어두워졌다. 이에 관객들은 휴대폰 불빛을 켜는 '플래시 이벤트'를 선물했다. 브루노 마스의 감각적인 보컬과 객석의 하얀빛 물결이 환상의 시너지를 냈다.

앙코르는 '업타운 펑크(Uptown Funk)'가 장식했다. 브루노 마스는 풋 스텝이 돋보이는 댄스로 마지막까지 열기를 더했고,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며 떼창했다. 하늘에서는 화려한 폭죽이 쉼 없이 터졌다. 곡 말미 시작된 불꽃 쇼는 무대가 끝나고도 한참 지속돼 약 3분 30초 동안 잠실 밤하늘을 장식했다. '별 중의 별' 브루노 마스의 클래스를 만끽한 100분의 축제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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