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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조선 뮤지컬' 창극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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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조선 뮤지컬' 창극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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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 웹툰 원작의 ‘정년이’가 매진 사태를 빚더니 최근 막을 내린 국립창극단의 ‘베니스의 상인들’도 좌석을 다 팔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화석화한 무대극이 르네상스를 맞을 조짐이다.

공연 문화의 정수는 오페라다. 17세기 이탈리아에서 꽃을 피운 이후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최근엔 나이 든 관객만 극장을 찾아 고민이라고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음악극의 최고 상품은 19세기 영국에서 탄생한 뮤지컬이다. 오페라와 오페레타 등의 요소에서 대중적 서사와 춤, 무대장치 등으로 버라이어티를 앞세운 것이다. 오페라가 귀족의 가면놀이라면 뮤지컬은 서민의 복면가왕인 셈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선 매일 뜨는 태양처럼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인기작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넘어간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 ‘위키드’ 그리고 ‘시카고’ 등이다. 이들은 버전을 달리하며 초장수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종장을 맞은 최장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35년 동안 브로드웨이를 지켰다. ‘시카고’(1996년 현 버전 초연), ‘위키드’(2003년)는 현재 진행형이다.

조선 뮤지컬 창극은 판소리에 연기를 입힌 음악극으로, 여러 소리꾼이 배역을 나눠 맡았다. 마당놀이가 서사에 집중하고 해학에 초점을 뒀다면 창극은 음악과 연극적 요소를 부각했다. 1902년 협률사에서 ‘춘향전’이 처음 막을 올린 이후 부침을 겪었고, 광복 후 여성 국극 등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시들해졌다.

그러던 창극이 매진 행진에 이어 오는 8월에는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에서 공연한다고 한다.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이 에든버러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창극이 대중의 눈길을 받은 비결로 우선 전통 형식의 틀에 갇히지 않는 창작자의 도전을 꼽을 수 있다. 동서양 고전을 재해석하고, 웹툰 등 MZ세대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로 확장한 다양화도 고무적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마침 한류 바람도 거세다. 조선의 뮤지컬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하는 꿈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지홍 기사심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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