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바이오 제약, 로봇, 미래차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2026년까지 550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일본의 첨단 산업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기에 적절한 때입니다." (김태형 인베스트코리아 대표)
KOTRA의 외국인 투자유치 전담 기구인 인베스트코리아는 15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한국 진출에 관심 있는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첨단 분야 日 소부장 기업 대상 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한국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이번 행사는 한·일 관계 개선에 힘입어 6년 만에 열렸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KOTRA와 반도체산업협회, 배터리산업협회 등이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산업 육성 정책과 한국 투자환경을 소개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SK의 일본 투자 계열사인 SK재팬인베스트먼트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분야에서 한일 기업이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소개했다. 소부장 분야에서 유망한 입지를 보유한 대구광역시와 경상남도, 경기도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 관계자가 직접 지역의 투자환경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한국의 스타트업과 일본 소부장 기업의 협업 가능성도 나왔다. 신성규 리벨리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테스트 대회인 MLperf에서 자사 제품이 엔비디아와 퀄컴을 제친 이후 일본 기업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엔비디아 제품보다 전력효율이 최대 6배 이상 좋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총 140개 기업에서 207명이 참석했다. 예상보다 참석자가 많아 행사장 측이 급히 좌석을 추가로 마련하기도 했다.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기업인 간토전화공업, 센트럴글래스, 닛폰피그먼트, 호도가야화학 등 6개 기업들은 현장에서 한국 투자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규모(신고액 기준)는 한일 관계 악화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7억9000만달러(약 1조128억원)였던 투자규모가 2021년 12억달러, 2022년 15억달러로 증가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