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금태섭 전 의원은 ‘수도권 중심 30석 정당’을 목표로 오는 9월 창당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도 오는 26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금 전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에서 “유권자들은 민생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기존 정치권의 싸움에 관심을 잃은 지 오래”라며 “새로운 세력, 신당이 출현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태섭표 신당’에 상징적인 대권주자가 없다는 지적에는 “단순히 명망가가 모여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며 “기존 정치인보다는 우리 정치에 새로운 시각과 활력을 제공할 수 있는 젊은 분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다음달부터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시작으로 지역 간담회를 하고, 9월에는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신당이 추구하는 정책적 방향성도 논의됐다. 발표를 맡은 한지원 정치경제 평론가는 “집권만 바라는 ‘권력 추구형 갈등 정치’는 복합 위기를 심화시킨다”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문제 해결형 책임 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책임 정치의 구체적인 방향성으로는 “세대 간, 계층 간, 지역 간, 젠더 간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고 근본적으로는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양 의원도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고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21대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2021년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신당 창당의 길을 선택했다. 창당 작업에는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와 임형규 전 삼성종합기술원장 등이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치가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며 “정치권에서 놀랄 만한 중량감 있는 인사들도 함께하는데 26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신당의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4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원외 인사도 신당 창당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의원과 금 전 의원이 손을 잡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일단 각자의 노선을 걷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 전 의원은 “(양 의원과) 친분이 있지만 26일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은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