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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바람이 무섭다"더니…댄스에 빠진 40대의 반전 [방준식의 N잡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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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마흔살에 댄스에 빠졌습니다. 매일 춤 연습을 하고 싶었는데 당시에 제가 살던 동네에는 마땅한 연습실이 없었죠. '없으면 내가 차려보자'라는 생각에 작은 연습실을 만들었어요. 저와 댄스 크루만의 아지트였죠. 그런데 독특한 조명과 인테리어가 SNS에서 입소문이 났어요. 영상이나 사진을 찍으면 매우 잘 나왔거든요. 댄스 동호회에서 공간을 빌려 달라는 요청이 왔죠. 생각지도 못하게 공간 대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자 '우리 동네에도 낼 수 없냐'며 창업 문의가 쇄도했죠. 어느새 70호점 넘는 연습실 커뮤니티로 성장했어요. 댄서에서 지금은 공간 창업가가 됐습니다.(웃음)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40대에 춤에 빠진 한 청년은 연습실을 구하기 위해 헤매다 생각했다. "연습실을 차리면 이 사람들보다 더 잘할 텐데". 그렇게 전국을 샅샅이 돌면서 마루 인테리어와 조명 소재를 찾았다. 한 개 지점을 내기 위해 부동산 매물도 수도 없이 봤다. 그렇게 고심해서 만든 연습실이 댄서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창업을 원하는 점주들에게는 가맹비를 받지 않고 전폭적으로 도움을 줬다. '공간 창업 분야의 백종원'을 꿈꾼다는 정석전(43)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공간대여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서 댄스 연습실 호스트로 활동 중인 정석전(43) 입니다. 저는 이동통신사업자와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주로 장사가 안되는 업체들을 교육하는 일을 했죠. 맨몸 운동이 취미여서 복싱 체육관을 다니다가 운영난에 시달리는 복싱장을 인수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 40세에 댄스에 꽂혔죠. 춤 연습하고 싶었지만, 당시 동네에 연습실이 없더군요. 그렇게 직접 댄스 연습실을 차렸습니다. 지금은 70호점이 넘는 연습실 커뮤니티로 성장했죠."

Q. 어떻게 공간대여 호스트를 하시게 됐나요.
"댄스 모임을 만들었는데, 어느새 회원이 300명이 넘었습니다. 규모가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카데미 사업으로 발전했습니다. 수업이 일주일 동안 14개가 돌아갔죠. 춤 연습하기 위해 연습실을 많이 다녔는데 운영이 조금 아쉽더군요. 단조로운 색상과 판박이처럼 똑같은 마룻바닥이 싫었죠. 어떤 곳은 신발을 벗어야만 했어요. '나라면 이렇게 안 할 텐데' 라는 생각에 직접 연습실을 열었죠. 제가 생각하는 바닥 소재를 찾았고, 특화된 조명을 설치했죠. 우리 동호회만 쓰려던 공간이 SNS에서 입소문이 났고 빌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죠. 그렇게 8개의 직영 공간을 냈습니다. 그러자 '연습실을 자신의 지역에 낼 수 있냐'는 공간 창업 문의가 쇄도했죠. 가맹비 없이 브랜드를 다는 조건으로 창업을 돕고 있습니다."



Q. 호스트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8개의 직영점과 점주들을 케어하는 일이 본업이 됐습니다. 공간 대관 관리는 직원들이 하고 있죠. 연습실을 창업하고자 하는 예비 점주들을 위해 △부동산을 구하는 것부터 △공간 기획 △인테리어 △고객 유치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70호점의 모든 부동산을 점주들과 함께 직접 다 눈으로 확인하고 계약합니다. 부동산 매물만 지금까지 1000개 넘게 봤죠.(웃음) 아침마다 매물을 보고, 건물주를 만나 미팅하고, 공사 계획을 짜고, 자재를 도매로 사서 구매하고 있습니다. 점주들이 적정 비용으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죠."

Q. 부동산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한 개의 지점을 내기 위해 10개 이상 매물을 봅니다. 온라인 채널에서 올라오는 블로그 앱 카페의 매물 정보들을 추리고, 개별로 나오는 매물들은 전용 면적을 찾아가면서 확인하죠. 실제 현장에서 평수를 직접 재고 계약합니다. 최근에 문을 연 부산점은 11년간 버려진 창고를 개조했죠. 비어있는 공간이 댄스 연습실로 바뀌자 건물의 가치도 올라가죠. 지역만의 특색이 있는 로컬 브랜드를 만드는 일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가맹비 없이 수익은 어떻게 내나요.
"처음에는 공간 대여가 주 수익모델이었습니다. 창업이나 운영 문의가 많아지면서 점주들을 돕는 일이 많아졌죠. 지금은 1개 점당 창업 컨설팅 비용을 평균 500만원 정도 받습니다. 인테리어도 직접 하고 있죠. 댄스 연습실의 핵심은 조명입니다. 1000가지 넘는 밝기 정도와 색감을 가지고 있죠. 인테리어 비용은 평균 1개 지점에 2개 홀을 만들 경우 4000만~5000만원 정도 들죠. 현재 단 한 곳도 적자 없이 운영 중입니다. 창업 이후에는 로열티를 받고 있지 않습니다. 운영이 어렵거나 교육을 요청하면 직접 도와드리고 있죠. 건물주와의 갈등이 생길 경우에도 팔을 걷고 나섭니다. 운영 노하우를 통해 투자금 대비 연간 순이익 35% 이상을 내고 있습니다."

Q 법인전환도 계획 중이신가요.
"저처럼 공간을 운영하는 이들을 '로컬 브랜더' 커뮤니티로 연결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점주 관리 노하우를 시스템화해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공간대여 사업에 준비 없이 도전했다가 1년 안에 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최근 사당에서 한 파티룸 공간을 인수해 저만의 스타일로 고치고 있죠. 그런 망한 매물과 공간을 되살리는 역할을 하는 법인을 꿈꾸고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게스트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댄스 동호회 회원이 점주가 되는 경우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마치 저처럼요. 그게 재밌는 부분이죠. 댄스 연습실을 낼 때 조명이나 인테리어를 일관되도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저희 브랜드만의 팬덤도 생기고 있죠."

Q.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로열티를 안 받고 지점을 늘리다 보니 '사기꾼 아니냐' 의심을 많이 받았어요.(웃음) 초기 미팅 시간의 절반이 브랜드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썼죠. 그렇게 강의 콘텐츠를 만들었고, 지금의 점주 교육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저처럼 창업에 도전한 이들을 도우려 20개 점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은 이미 3배 규모가 넘었습니다. 점주들과의 관계도 수직이 아닌 수평관계로 함께 성장하고 있죠."



Q. 부동산을 고르시는 노하우가 있나요.
"월세가 저렴한 매물을 고르는데, 보통 이런 공간들은 문제가 있습니다. 대개 물이 새거나, 보수가 필요한 경우죠. 그런 공간을 직접 고치고 개선하면서 건물주의 고충을 해결해주면서 혜택을 얻습니다. 저만의 노하우죠."

Q. 연습실 공간을 고르는 팁이 있나요.
"댄스 연습실 주 사용자는 전철이나 버스를 사용하는 10~30대입니다. 주차 공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매우 좋은 아이템이죠. 그렇지만 역이나 정류장에서 400m 이상 떨어지면 곤란합니다. 눈이나 비가 올 경우 특히 여성 고객들에게 멀다고 느껴지면 안 되거든요. 언덕이면 더욱 접근성이 떨어지니 걸러야 합니다. 하지만 월세 대비 공간이 넓거나 매물이 좋은 경우에는 그 단점도 커버가 됩니다. 지금 강남 중앙점처럼요."

Q. 월세는 어느 정도로 내야 하나요.
"기본적으로 월세를 50만~100만원 사이로 얻습니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은 경매로 사기도 합니다. 그러면 고정비용이 떨어지기 때문에 빠르게 수익 전환이 되죠. 연습실은 지하 공간이나 건물 안쪽에 있어도 괜찮습니다. 2030 고객들에게 프라이빗한 장소가 되기 때문이죠. 연습실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공간 재생 효과가 크죠. 플랫폼 지도를 통해 미리 상권 파악도 합니다. 어떤 위치에 경쟁 연습실이 있는지, 잘나가는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죠. 온라인 상권에 대한 감각을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순수익을 벌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나요.
"점주들의 평균 랜딩 기간(수익이 비용보다 커지는 기간)을 3개월로 보고 있습니다. 첫 달에도 마이너스가 거의 없을 정도로 최소한 월세는 나오는 구조입니다. 월평균 순이익은 150만원~300만원대입니다. 투자 대비 수익률은 35% 정도죠. 보통 점주들이 1개를 운영하기보다 2~3개를 운영하시기도 하는데 이분들은 N잡러 입니다. 점주 한두분을 제외하고 모두 회사에 다니면서 부수입을 올리고 있죠. 4곳 이상 운영하는 분들은 월 1000만원은 고정 매출을 가져갑니다."

Q. 퇴직자나 제2 인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떤 점을 추천하시나요.
"지금 댄스 연습실은 과거 노래방 사업을 보는 것 같습니다. 노래방이 대중화되고 청소년들이 출입하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었죠. K팝의 영향으로 어린아이들도 춤을 추는 시대죠. 댄스 연습실 시장은 이제 초입 단계로 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간대여 분야의 백종원 대표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공간 기획자이자 운영하는 사업가가 목표입니다. 연습실 호스트를 넘어 지역의 버려진 건물들의 가치를 높이고, 댄스 연기 뮤지컬 연습생들을 위한 로컬 브랜더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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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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