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독일군 수장 하먼슈타인-에쿠오르트 장군이 쓴 ‘부대지휘교본’은 ‘무식한데 신념을 가진 사람을 요직에 앉히지 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장군은 때론 적군보다 아군에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최근 출간된 <별들의 흑역사>는 제1차 세계대전부터 6·25전쟁까지 전장에서 부대를 참패로 몰아넣은 패장 12명의 사례를 소개한다.
졸전을 펼친 장군들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사실 이들은 원래부터 ‘무능한’ 리더가 아니었다. 책에 소개된 장군들은 대부분 엘리트 코스를 밟은 베테랑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근면하게 활약하며 승진을 거듭한 인재들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고집불통이 된 리더 개인과 이들에게 묵직한 감투를 쥐여준 조직의 잘못이 결합한 탓이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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