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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잘 먹고 잘 자는데…"두렵다" 택시기사는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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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의 또래 여성을 살해,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세)의 검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택시 기사 A씨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A씨에 대한 표창장 전달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그가 이번 사건 이후 트라우마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정유정이 피해자 살해 이후 시신이 담긴 캐리어를 들고 낙동강변으로 유기하러 갔을 때 탔던 택시의 기사다.

A씨는 정유정의 캐리어를 택시에서 꺼내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심야에 여성 혼자 캐리어를 들고 숲속으로 가는 데다, 본인 손에 혈흔이 묻은 것을 수상하게 여겨 즉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신고 덕에 경찰은 정유정을 긴급체포했고, 수사력을 모아 범행 전반을 밝혀낼 수 있었다.

정유정이 범행 석 달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점 등에 미루어 A씨의 신고가 없었다면 연쇄살인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A씨와 달리 정유정은 유치장에서 밥을 잘 먹고, 잠도 잘 잔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정유정의 학창 시절 동창이라는 사람들의 회고가 이어지고 있다. 고교 동창이라는 A씨는 "그때도 사람들과 정말 못 어울렸었고 이상했었다"며 "솔직히 느리고 말 없고 멍하고 사회성 떨어진다고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동창 B씨는 "진짜 말 없고 혼자 다니고 반에서 존재감 없는 애"라며 "그 당시에 친구가 없었다. 인사해도 인사 자체를 받아주지 않는 친구였고, 얘기를 잘 안 하고 대답도 잘 안 했다"고 했다.

경찰이 압수한 정유정의 휴대전화에는 친구 연락처가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살인해보고 싶었다"며 살인을 실행에 옮긴 정유정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성향도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보다 높은 28점대였다.

사이코패스는 사회 규범에 공감하지 못하는데, 자신의 이득에 따라 타인의 권리를 쉽게 무시하고 침범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불린다. 특정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두려움, 죄책감, 슬픔, 분노 등을 잘 못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정유정이 피해자 시신을 담을 캐리어를 들고 보행로를 걷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그는 마치 여행가는 들뜬 사람처럼 걸었다. 검찰 송치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는 그가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대답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부산지검은 지난 2일 사건을 송치받은 이후 강력범죄전담부(송영인 부장검사) 소속 3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 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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