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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을까"…뒤늦게 엔비디아 주식 쓸어 담는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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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엔비디아 랠리’에 올라타지 못했던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엔비디아 주식을 대량 매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이들 운용사는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의 비중을 줄였지만, 인공지능(AI) 열풍이 불자 프로그램 매매 등을 동원해 비중 늘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피델리티, 아문디, 콜롬비아스레드니들, 루미스세일리스 등 투자 회사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중 루미스세일리스만이 엔비디아 주식을 1150만주 소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연초 다수 운용사의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의 포지션은 ‘비중축소(underweight)’였다. 주가가 이미 지난해 말 대비 2배 수준으로 오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가장 작은 주식 중 하나였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 주식에 대한 풋옵션도 대량으로 사들였다. 풋옵션은 주식을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로,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구매된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되고 난 뒤 2주 동안 다수의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들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 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날 이후부터 풋옵션이 아닌 콜옵션(주식을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 거래가 늘었다.


‘AI 랠리’를 놓친 펀드들의 투자 수익률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S&P500지수 내 엔비디아의 비중은 지난해 말 1.1%에서 현재 2.7%까지 올랐는데, 대다수 뮤추얼펀드의 엔비디아에 대한 포지션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S&P500지수는 펀드의 투자 성과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벤치마크 격으로 활용된다.

엔비디아 주식을 사려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탓에 매매 계약은 소규모로, 대신 자주 체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주식의 일일 거래량은 평균 320억달러(약 41조6000억원)로, 이전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다수의 펀드들은 알고리즘을 활용한 프로그램 매매에 뛰어들었다. JP모간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 헤지펀드와 거래하는 3대 브로커들은 모두 지난 3월 말 기준 엔비디아 투자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미주 지역 주식 및 파생상품 부문 공동 책임자인 브라이언 보스트는 “2022년 이후 많은 사람이 성장 여력을 과소평가했다”며 “지금은 모두가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미국 주식 거래 전략 책임자인 스튜어트 카이저도 “기술주의 극적인 상승은 사람들을 다소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누구도 이를 놓치고 싶어 하진 않는다”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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