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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올해 투자금 46% 급감…'개점휴업'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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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6월 08일 15:4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개점휴업 상태’인 벤처캐피탈(VC)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대폭 하락하면서 추가 투자 메리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스타트업계에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VC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는 지나야 투자 경색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VC 투자금 거의 반토막
8일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벤처캐피탈협회에 등록된 302개의 벤처캐피탈 중 86개(28.2%) 기업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투자를 한 건도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4%에서 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투자금액은 작년 1~4월 1조6672억원에서 올해 1~4월 8932억원으로 46.4% 감소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유명 벤처캐피탈도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VC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업가치와 새로운 투자자들이 책정한 기업가치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며 “이 갭이 메워지지 않는 이상 추가 투자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1년 동안 한 건도 투자하지 않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신생 벤처캐피탈사의 수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9곳으로 집계됐다.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관련 규정에 따라 투자를 하지 않으면 중소기업부로부터 시정명령에 이어 경고를 받고, 업무정지 절차를 거쳐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 네오인사이트벤처스 다윈인베스트먼트 등은 작년 상반기 설립된 뒤 투자 활동을 하지 않았다.

자본잠식에 빠진 벤처캐피탈 수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자본잠식으로 중소벤처기업부로 경영개선을 요구받은 벤처캐피탈 수는 2021년(4곳) 2022년(6곳)으로 나타났다.
3~4분기에는 투자 재개할 듯
작년 1분기를 기점으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VC업계에도 전체적인 유동성이 말랐다. 유동성 공급자인 LP들이 출자금을 줄이는 데다 컬리 등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 비상장기업)에 선정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점차 떨어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하락했다.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만 7개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 한 곳만 나올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VC업계 관계자는 “2020년~2021년과 달리 미투자 VC가 늘어나는 건 그만큼 시장 상황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대부분이 투자 계획을 올 하반기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VC업계에서는 3분기 이후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 2일 2600선을 돌파하고 위험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스타트업 투자시장에서도 온기가 돌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달부터 투자 경색이 풀리는 기미가 보이고 있다.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달 스타트업 총 투자 규모는 8214억원으로, 4월 대비 211.2% 늘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투자 규모가 8000억원을 넘었다.

한 VC 대표는 “좋은 기업을 선점하기 위해 3, 4분기에는 투자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스타트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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