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다. 올해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슈퍼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유통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온라인에서는 ‘7월에는 5일 정도를 제외하고 거의 매일 비가 온다’는 내용의 장마 괴담까지 확산할 정도다. 유통·식품·패션업계는 벌써 폭염·폭우에 대비한 물품을 파는 여름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장화로 장마 대비
패션업계에서는 장마철 대비 상품 마케팅이 활발하다. 패션 아이템으로도 사랑받는 레인부츠가 대표적인 품목이다. 패션플랫폼 W컨셉은 ‘롱레이니 시즌’ 기획전을 오는 18일까지 진행한다.
헌터, 벤시몽 등 레인부츠가 유명한 브랜드의 상품을 한데 모았다. W컨셉 관계자는 “올해는 어릴 때 신던 노란 장화가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해 인기”라며 “소비자 수요에 맞춘 장마 기획전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레인부츠뿐 아니라 레인코트도 인기다. 비가 와도 라운딩을 포기할 수 없는 골프족을 겨냥한 상품이 눈길을 끈다. LF의 헤지스골프는 후드점퍼 스타일의 레인후드를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였다. 파우치에 접어 넣고 다닐 수 있어 휴대하기에도 좋다. 닥스골프도 탈부착 후드가 달린 레인재킷을 출시했다.
무더운 여름에 겨울옷을 싸게 파는 역시즌 마케팅도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역시즌 쇼핑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에는 작년 겨울에 팔고 남은 재고뿐 아니라 역시즌을 겨냥한 새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상품별로 단가가 낮아지고, 패션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6~8월 여름 시즌에 대비하려는 목적이다.
CJ온스타일은 이른 더위로 인해 예년보다 역시즌 상품 판매를 2주 앞당겼다. 디자이너 지춘희와 협업한 브랜드인 지스튜디오는 밍크가 들어간 재킷과 코트 등을 판매한다. 지스튜디오는 역시즌 물량을 전년 대비 75%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다른 브랜드인 더엣지는 양모 재킷과 롱패딩 등을 출시한다.
○집에서 먹는 여름면도 인기
무더위를 날려버릴 다양한 식품도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간편식 메밀막국수 신제품을 선보이고 여름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에 나온 제품은 ‘고소한 들기름막국수’와 ‘시원한 동치미비빔막국수’다. 삶은 면에 소스, 김, 고명만 얹으면 전문점 뺨치는 막국수를 즐길 수 있다.
아워홈도 ‘열무 김치말이국수’와 ‘열무 비빔국수’를 새롭게 선보이며 여름면 가정간편식(HMR) 라인업을 넓혔다. 두 제품 모두 국내산 열무를 사용한 열무김치가 고명으로 들어간다.
SPC의 이탈리안 캐주얼 레스토랑 라그릴리아는 여름 제철 식자재인 초당옥수수, 수박, 전복 등을 활용한 시즌 한정 메뉴를 소개했다. ‘부라타 초당옥수수 샐러드’ ‘아보카도딥&초당옥수수 플랫 피자’ ‘홍새우 칠리오일 파스타’ 등 6가지 메뉴와 청자몽 수박 자몽을 사용한 음료 3종을 새로 만나볼 수 있다.
○에어컨 등 여름가전 세일
여름가전 할인행사도 열린다. SSG닷컴은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대규모 할인 행사 ‘쇼핑익스프레스’를 11일까지 진행한다. 예년보다 일정을 한 달 앞당겼다.이번 행사에서는 다이슨의 쿨선풍기, 폴레드 쿨시트 등 유명 여름 상품이 판매된다. 가전뿐 아니라 명품, 패션, 뷰티 등 4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했다.
위메프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삼성전자 제품을 할인해 판매하는 ‘삼성WE빅세일’을 14일까지 진행한다. 대표적 여름 가전인 제습기와 에어컨 등을 최대 30% 싼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삼성전자 에어컨 전용관에서는 공간별, 주택형별 추천 상품도 만나볼 수 있다. 행사 기간에 모든 고객에 3종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전자랜드는 온오프라인 동시 할인축제인 ‘세일랜드’를 오는 30일까지 연다. 응모권을 추첨해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릴레이 래플’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코웨이는 얼음 정수기 이용료 할인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6월 한 달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코웨이 가정용 얼음정수기 3종이 대상이다. 자사몰을 통해 이들 제품을 렌털하면 3개월 렌털료 면제 등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