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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엑소 동의 하에 정산자료 제공"…첸백시 "공정위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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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그룹 엑소 백현, 시우민, 첸(이하 첸백시) 측에게 정산자료 사본 제공을 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첸백시 측은 체결한 계약이 불공정하다며 S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SM은 5일 "정산자료에는 각 아티스트의 구체적인 활동내역, 정산요율 및 방식, 계약금 등의 다양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며 이는 경쟁업체 등 제3자에 노출되어서는 안되는 당사 및 아티스트들의 비밀 정보다. 또한 여러 멤버로 구성된 그룹 아티스트의 경우, 다른 멤버들의 정보도 노출될 수 있어 비밀 유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는 첸백시가 대리인을 통해 "SM이 정산자료 사본 '제공' 요청을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에 따른 추가 입장 발표다. 앞서 SM은 매월 아티스트에 대한 정산을 진행하며, 정산 자료 또한 상시 열람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산자료는 아티스트 본인이 원하면 언제든 열람 가능한 것이라면서 제3자 개입 의혹을 제기, "다른 목적을 위해 '사본' 제공을 요구하면서 해지 사유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가 입장을 통해 SM은 "당사는 제3자의 개입 정황이 여러 경로로 제보되는 상황에서 아티스트 3인 대리인이 언제든지 당사에 방문해 정산자료를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있는데도, 굳이 이를 복사해 달라고 요청하고 전속계약의 해지까지 운운하는 것에 다른 부당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우려로 인해 당사가 아티스트 3인에게 사본 제공 요청을 받았을 때 '아티스트 3인이 신규 계약에 저촉이 되는 이중 계약을 제3자와 체결한 사실이 없는지', '귀하가 아티스트 3인만을 대리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반복해 확인을 구했던 것이나, 아티스트 3인 측 대리인은 이에 대해 오로지 침묵으로 일관하였던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아티스트 3인 측 대리인은 당사가 아닌 언론을 향해서 만큼은 아티스트 3인의 행동에 제3자의 개입이 없다고 하거나, 정산자료 사본 제공 요구는 오로지 아티스트 3인의 정당한 권리라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며 "당사 내부적으로는 과연 아티스트 3인의 대리인을 신뢰할 수 있는지, 수많은 제보 및 정황에도 불구하고 제3자의 개입이 없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그럼에도 첸백시 측에 정산자료 사본을 제공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SM은 "첸백시 및 그 대리인이 정산자료 사본을 정산내역을 점검하는 이외에 다른 부당한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 받는다는 전제로, 아티스트 3인에게 정산자료 사본을 제공하고자 한다. 더불어 아티스트 3인 외 엑소 멤버들에게도 이러한 상황을 설명해 정산 자료 사본을 제공하는 부분에 대해 동의, 또는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SM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엑소 전체 멤버들 및 엑소를 소중히 여겨주시는 팬 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면서도 다만 "근거가 부족한 일방적인 통보만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아울러 제3의 세력이나 아티스트 3인에 대해 잘못된 조언을 하고 있는 자들에 대해 법적?윤리적 책임을 묻는 것과 별개로, 당사가 소중히 생각하는 아티스트 3인과는 계속해 최선을 다해 협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엑소 활동에도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날 첸백시 측은 S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린의 이재학 변호사는 "지난 4일 국민신문고 전자접수를 통해 공정위에 SM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에 대해 제소했다"며 "동 제소를 통해 공정위가 이미 2007년 10월, 2011년 1월, SM을 상대로 두 차례에 걸쳐 시정명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정명령을 무시한 불공정한 계약 행위가 SM에서 버젓이 벌어져왔다는 사실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첸백시는 공정위가 과거 SM에 명령했던 시정조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불공정한 계약서를 체결하게 돼 SM의 거래상지위남용행위에 의해 지속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SM의 위반행위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이를 바로잡는 조속한 시정조치 등을 요청했고 나아가 SM 소속 연예인들의 전속계약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다"고 했다.

이들은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불공정 계약이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먼저 전속계약기간 만료일을 가수로 데뷔할 경우 '첫 번째 음반 발매일로부터 5년 후'로 설정하거나, 연기자로 데뷔할 경우 '첫 번째 작품의 데뷔일로부터 5년 후'로 설정한 점을 꼬집었다. 계약 기간의 기산일을 '계약을 체결한 일자'부터가 아닌, '데뷔일'로 정산한 것은 계약기간을 과도하게 장기화하는 행위로 이미 공정위의 지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계약의 시기와 종기를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소속사가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계약을 지나치게 장기화할 수 있고, 아티스트들이 소속사와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새로운 조건을 협상하거나 다른 기획사와 새로 전속계약을 체결하여 연예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므로 아티스트들에게 불리한 거래조건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외진출을 위한 준비, 해외 현지 회사와의 계약 및 기타 현지에서의 효율적인 연예활동과 창작활동을 위하여 전속계약서 제5조 제1항에 정한 기간보다 장기간의 계약이 유지될 필요에 대하여 상호 인지하고 동의하여 본 부속 합의서를 체결하며, 계약기간은 전속계약서상의 전속계약 기간에 3년을 연장한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2010년 및 2011년 체결한 첸백시와의 전속계약서에서도 동일한 부속합의서 조항이 제시됐다며 "아티스트들은 앞서 보신 것처럼 데뷔일로부터 계약기간을 기산하도록 정한 결과 연습생 기간이 전속계약 기간에 더해지게 되었고, 다시금 부속합의서로 3년이 연장되었으며 군복무 기간까지 더해진 결과 무려 12년에서 13년이 넘는 전속계약 관계에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M은 아티스트들에게 다시금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하여 각각 최소 17년 또는 18년 이상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후속 전속계약서 제5조 제1항 '본 계약은 … 부터 5년간으로 한다. 단 동 기간 내에 제4조 제4항에 정한 최소 수량의 앨범을 발표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를 이행하는 시점까지 본 계약기간은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한다'에 대해서도 "자동 연장된다는 기간의 상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앨범의 발표 수량을 다 채울 때까지, 그것도 상한선도 없이, 계약 기간이 자동 연장된다는 조항은 명백히 노예 계약"이라며 "전속계약이 1년 여나 남은 시점에 미리 이렇게 장기간인데다가 기간의 상한도 없는 후속 전속계약을 체결해 두어 아티스트들을 묶어두려는 행위도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또 SM은 아티스트들에게 후속 전속계약에 대한 계약금도 지급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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