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감사원 직무 감찰 거부가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일”이라며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기현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선관위의 유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노 위원장의 사퇴 촉구와 감사원 감사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독립기관 흔들기’라며 선관위를 두둔하고 있다”며 “선관위와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은 아닌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관위가 주요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편파적인 해석을 한 점도 지적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국민의힘이 내건 ‘내로남불’이란 문구를 선거 캠페인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했지만, 2020년 4·15 총선 때 민주당이 사용한 ‘토착 왜구’ 표현을 용인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도 문제 삼았다. 지난 2일 선관위는 선관위에 대한 직무감찰은 감사원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선관위원 전원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선관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직무감찰을 하게 돼 있는 사무총장이 사퇴한 상태고 지금까지 내부의 독립적 감사기구도 만들어 놓지 않았다”며 외부 기관의 감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 위원장의 사퇴도 거듭 촉구했다. 김 대표는 “노 위원장이 고용세습에 대해 사과한다고는 했지만, 그에 따른 후속 조치에는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며 “노 위원장은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마시고 사퇴로서 행동하는 책임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노 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 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의원은 “(선관위는) 실질적으로 행정기관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