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주로 쓰던 신용카드 회사에서 500만원의 카드론을 받았다. 금리는 연 19.9%였다. 저렴한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지난달 31일 나왔다고 해서 한번 이용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에서 몇 번 클릭만으로 월 10만원 이상 이자를 낮출 수 있었다.
정부 주도의 첫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로 대출 갈아타기가 간편해졌다. 지금까지는 대환대출을 받으려면 금융회사 두 곳의 영업점을 방문해 최소 2영업일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이젠 스마트폰 앱으로 단 15분 만에 모든 서비스 절차가 완료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 동안 무려 3887건의 대출 이동이 이뤄졌다. 금액 기준으로 1055억원에 달한다. 금리가 대폭 인하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가령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 4800만원을 빌린 B씨는 1금융권인 시중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탔다. 금리는 연 14.8%에서 연 6.5%로 뚝 떨어졌다. 이자 부담이 월 33만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대환대출 서비스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뱅크샐러드·핀다 등 핀테크 플랫폼은 물론 신한은행·KB국민카드·웰컴저축은행 등 금융회사 앱에서도 가능하다. 업체별로 제휴 금융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플랫폼마다 복수로 조회해보는 게 좋다.
대환대출 서비스 출시에 맞춰 각 금융회사가 별도로 제공하는 우대금리 등 혜택도 적지 않다. 국민은행은 카카오페이 및 자체 뱅킹 앱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보다 5000만원 늘어난 3억5000만원 한도의 ‘KB 온국민 신용대출’이 그 주인공이다. 하나은행은 신잔액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사용한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출시했다. 신잔액 코픽스는 일반 금융채나 신규 코픽스보다 변동 폭이 작아 금리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4대 플랫폼과 제휴를 맺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대환대출 서비스 고객에게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자체 앱에서 신용대출을 갈아타면 중도상환수수료와 인지세 등 1인당 대출 거래비용을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에서 다른 금융회사의 신용대출 보유 여부를 조회한 1만 명에게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또 신한은행으로 신용대출 갈아타기까지 마친 30명에게 추첨을 거쳐 첫 달 대출이자를 마이신한포인트로 돌려준다.
핀테크 플랫폼의 혜택도 쏠쏠하다. 네이버페이는 생애 첫 대출 조회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적립해준다. 또 대출을 받거나 갈아탄 뒤 이자를 연체하지 않고 2회차까지 정상 납부하면 회차별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1만~5만원씩, 최대 10만원을 주기로 했다.
플랫폼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입점한 카카오페이는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못한 개인의 자산 정보를 손쉽게 제출할 수 있는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내놨다.
토스는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상품 수수료를 올해 말까지 최대 40% 인하하기로 했다. 뱅크샐러드는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대출을 갈아탈 경우 금리를 0.1%포인트 깎아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