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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금세기 최악 열차 충돌 참사…"사망 최소 28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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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최소 288명이 숨지고 800명 이상이 다치는 금세기 최악의 열차 사고가 발생했다. 영국 식민지 시대 조성돼 노후화된 철도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현지 언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2일 오후 7시께 인도 북동부 지역 오디샤주에서 여객열차 2대와 화물열차 1대가 충돌하는 3중 충돌 사고가 벌어졌다. 먼저 동북부에서 남부로 달리던 여객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본 선로 대신 다른 선로로 진입하면서 이 선로에 멈춰 있던 화물 열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일부 객차들이 탈선하며 다른 선로들을 덮쳤고, 이는 반대편에서 오던 또다른 여객열차 ‘슈퍼페스트 익스프레’와의 충돌로 이어졌다.

두 여객열차에 탄 승객들은 충돌로 인한 충격을 그대로 받았다. 생존자들은 “열차 바닥이 피로 흥건했고 시신의 일부가 굴러다녔다”고 말했다. 구조 작업에 참여한 목격자는 “부상자들과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비명과 울음이 가득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인도 철도 당국은 예비 조사 결과 열차가 충돌한 원인이 ‘신호 오류’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자는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본 선로 대신 다른 선로로 진입하라는 신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로이터와 AP는 인도 정부가 노후한 철도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 철도 시스템은 매달 수억 명의 승객들을 수송한다. 철도의 총 길이는 6만4000㎞이며 매일 운행되는 기차 수만 1만4000여대에 이른다. 전국 곳곳의 철도 장비가 방치돼 온 것이다. 지난해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인도에서 철도 관련 사망자는 10만명이 넘는다. 이번 사고가 난 동해한 철도도 인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사람들이 많은 항로 중 하나다.

인도 정부는 올해 선로 개선과 혼잡 완화, 신규 열차 도입 등에 전년 대비 50% 증가한 2조4000억루피(약 39조원) 규모의 예산을 배치하며 철도 현대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인도 키로디멀 공대의 프라카시 쿠마르 센 교수는 “안전 기록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인력 부족으로 직원들은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에 세계 각국의 애도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도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뉴스에 질과 나는 마음이 아프다”며 “끔찍한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과 부상을 입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드라우파디 무르무 인도 대통령에게 위로전을 보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도 애도를 표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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