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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의 달·푸른 바다…김보희가 담아낸 제주 [이 아침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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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 김보희(71)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존 작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2017년 이화여대 미대 교수를 정년 퇴임한 김 작가는 제주에 정착한 뒤 섬의 풍광을 그림에 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20년 서울 삼청동 금호미술관에서 연 전시가 그를 일약 ‘미술계 슈퍼스타’로 밀어 올렸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었는데도 “그림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일같이 전시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던 것. 한국 생존 작가의 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라 큰 화제가 됐다.


그의 작품은 ‘보는 맛’이 있다. 평범한 하늘과 식물, 도로의 모습도 그의 손을 거치면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인 풍경화로 거듭난다. 50여 년간 갈고닦아온 세필과 관찰력, 배경 생략 등 추상을 접목한 치밀한 구성 덕분이다. 색은 한국화 물감(분채)을 서양식 유화 캔버스에 흡수시킨다. 깊고 아름다우면서도 풍경 속 대기의 느낌까지 전달하는 특유의 색감이 여기서 나온다.


지금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는 김 작가의 개인전 ‘투워즈’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 바다 풍경, 반려견이 등장하는 풍경화 ‘레오’ 연작 4점, 산방산 봉화대 옆에 뜬 보름달을 그린 신작 ‘비욘드’ 등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제주도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전시는 7월 1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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