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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열풍에 비메모리 반도체 ETF도 '잘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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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주가 폭등과 함께 고공행진 중인 반도체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엔비디아 주가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음에도 일부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ETF들을 중심으로 상승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책적 수혜도 예상되는 만큼 지금도 투자가 유망하다는 조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형 반도체 ETF 6종의 최근 1개월간 평균수익률은 23.26%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30% 넘게 뛰어오른 엔비디아 덕택을 톡톡히 봤다.

반면 엔비디아를 담고 있지 않은 국내형 반도체 ETF들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내형 반도체 ETF 5종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평균 10.03%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국내형 반도체 ETF가 엔비디아가 없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기존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비메모리 반도체에 편승한 상승세라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부터 이미지 정보를 습득·변환하는 센서까지 포함하는 반도체를 일컫는다. AI로 인한 반도체 신규 수요가 가장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곳도 비메모리 반도체다. 수요에 따라 가격의 변동이 있어 경기를 타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다른 지점이다.

시장 규모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513조원을 기록했다. 150조원에 불과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최근 3년 연평균 성장률도 37.4%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 10.5%를 웃돌았다.

이렇다 보니 종합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확대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앞으로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파운드리 생산력을 높여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선두 경쟁을 벌인다는 구상이다.

정부도 '비메모리 시프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기술 로드맵'을 통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지원에 정책적인 힘을 싣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의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6년 뒤인 2029년에는 첨단 파운드리 팹 1기가 가동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비메모리 시프트를 정조준하고 있는 ETF는 무엇일까. 국내형 반도체 ETF 5개 중 비메모리 반도체 테마는 KBSTAR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KODEXFn시스템반도체 등이 꼽힌다. 이들은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높은 가운데 DB하이텍, 한솔케미칼 등 비메모리반도체 후공정 및 장비업체들을 담고 있다.

KBSTAR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38.62%로 국내형 반도체 ETF 중 가장 높다. 이 사이 215억원이었던 순자산도 5월 30일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전략실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ETF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황을 덜 타기 때문에 성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와 관련된 산업만 집중 투자하는 만큼 국내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정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도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비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 등 장기 프로젝트가 남아있고, 이에 따른 밸류 체인(하청) 기업들도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메모리 관련 ETF들이 아직 전고점을 넘은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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