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사무소 공무원들이 자기들끼리만 수박을 먹었다며 “괘씸하다”고 민원을 게재한 여성이 화제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무원이 수박 안 줬다고 민원 넣은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27일 충남 서산시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원글을 공유한 것으로, 민원인 A씨는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다”며 글을 남겼다.
글에 따르면 A씨는 보완 서류 제출차 면사무소를 방문했다가 직원 10명 가량이 수박을 먹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민원인은 A씨 혼자였고, 담당자가 외부에 있어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A씨는 직원 중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나 수박 한 조각 건네지 않았다는 점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10명의 나이대가 다양했는데도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며 “살면서 그런 상황이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나가다가 한 번쯤은 권하지 않나? 먹어야 맛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면사무소 사무실을 방문한 민원인이고 지역민 아니냐?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고 괘씸했다”라며 “저런 것들을 위해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자기 지역민에 대한 애정이 저렇게 없구나 (싶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똑똑한 친구들이라 일 처리는 빠르게 진행돼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대민 봉사가 뭔지도 모르는 우리 다음 세대들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들 중 단 한 사람도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는 그 행동의 부끄러움을 모르니 참 배려도 없고 눈치도 없다”고 말했다.
재차 세금이 아깝다고 강조한 A씨는 “수박 껍질 정리하면서 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내리 까는 거 보면 일말의 양심은 있었나 싶기도 하다. 이게 부모 교육의 문제일까? 공무원 교육의 문제일까? 연수는 왜 받으러 가냐. 아무것도 배워오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글을 접한 한 네티즌은 “공무원들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나라면 그냥 자리를 피했을 거다. 너무 나쁘게만 보지 말고 업무 처리가 빨랐다고 하니 노여움을 푸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또 다른 댓글로 “수박 못 먹어서 미XX 됐다. 민원인은 저 혼자였는데 지역민에게 그런 대접 가능하냐? 내가 아무나인가?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 아니냐? 지역민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네는 게 맞느냐? 눈치 보면서 수박 씹어 먹는 게 맞냐?”라며 말했다.
이에 서산시청 홈페이지에는 A씨를 향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말 보기 불편한 민원이다. 공무원도 민원인과 같은 사람인데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오셨길래 섬긴다는 단어를 쓰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저도 공무원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별 걸로 욕을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을 얼마나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기에 저런 표현을 하느냐”고 일침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