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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14일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FOMC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간 이어온 금리 인상 기조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6월 FOMC에선 잠시 쉬어가도 좋다는 의견이 나온다. 6월에 금리를 동결한 다음 추이를 지켜보자는 뜻이다. 반면 금리 인상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베이지북 "물가 인상 속도 느려져"
Fed는 31일(현지시간)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공개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6월 FOMC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그 때문에 미국 월가에서는 여느 때보다 베이지북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다. FOMC 위원들이 금리 동결 여부의 근거를 베이지북에서 찾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날 발행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 약화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민간 기업들이 고용을 동결하거나 인력 감원에 나섰다. 또 "물가는 보통 수준으로 올랐다"며 "많은 지역에서 물가 인상 속도가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발(發) 중소은행의 위기 상황과 관련해선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금융 여건은 "안정적이거나 다소 더 긴축적인 상태"라고 베이지북은 밝혔다.
미국 PCE, 예상치 상회
베이지북과 달리 최근 나온 경제지표에선 여전히 미국 물가가 잡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Fed가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여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4월 4.7% 올라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것은 물론 연준 목표치(2%)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 타이기록을 세웠고, 이날 발표된 4월 구인 건수는 다시 1천만 건을 돌파했다. 당초 6월 금리 동결을 예상하던 시장에서는 이러한 지표들을 근거로 11연속 금리인상 쪽으로 다소 기울어진 상태였다.
FOMC 위원들도 의견 첨예하게 갈려
그러나 베이지북 발표와 동시에 나온 연준 고위인사들은 또다시 비둘기파와 매파로 나뉜 모습을 보였다.
차기 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금융 부문 정책 과제에 관한 연례 콘퍼런스에서 6월 기준금리를 종전과 똑같이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제퍼슨 이사는 "다음 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유지한다는 결정이 나오더라도 우리가 이미 최종 금리에 도달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면서 동결(pause)이 아니라 금리인상을 건너뛴다(skip)는 용어를 사용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이날 "난 분명히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건너뛰는 것을 고려하는 진영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발언도 이어졌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춰야 할 납득할만한 이유를 정말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가 어디로 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고 당분간 유지해야 할 납득할만한 논거를 더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정치권의 부채 한도 합의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에 관한 큰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이날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 수요가 냉각되고 있다는 증거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를 낮춰 인플레이션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요가 실제로 둔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도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확신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동결 가능성이 무게를 둔 제퍼슨 연준 이사와 하커 연은 총재는 투표권이 이는 반면, 메스터 총재는 투표권이 없다. 따라서 시장 일각에선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기대하는 중이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서 6월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확률은 전날 33.4% 오른 62.2%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