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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시장에서 돈줄 마른 건설사…사모채 투자수요 확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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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5월 31일 15: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채 시장을 찾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모채 시장에서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주춤한 만큼 사모채 시장에서 투자수요 확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산업은행의 회사채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을 발행하는 등 조달 금리를 낮추고 투자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는 지난 30일 2년물 사모채 1300억원을 연 5.26%에 발행했다. 이번 발행은 운영자금 및 차환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 9월 발행했던 900억원 규모 2년물 회사채 만기가 오는 9월 돌아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시장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공모채 시장에 나선 건설사들보다 좋은 조건에서 사모채 발행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2년물 민간 채권평가사 평가금리(이하 민평금리)는 연 4.84% 수준이다. 이번 사모채가 연 5.26%에 발행된 것을 고려하면 민평금리 대비 42bp(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됐다.

반면 공모채 시장에 나선 건설사들은 민평금리보다 1% 이상 높은 고금리에 조달하고 있는 분위기다. KCC건설(A-)은 지난달 26일 2년물 900억원을 연 7.005%에 발행했다. 이 회사 민평금리보다 160bp 높다.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되면서 희망 금리 상단으로 조달 금리가 책정된 탓이다. 신용등급이 A+인 GS건설도 지난 3월 민평금리보다 140bp포인트 높은 연 6.519%에 겨우 발행을 마쳤다.

포스코이앤씨가 사모채 투자자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다수 마련한 게 조달 금리를 낮춘 비결로 꼽힌다. 이번 사모채에는 강제상환 옵션이 달려 있다. 일반적으로 강제상환 옵션은 현재 신용등급보다 2개 등급 이상 떨어질 경우 조기 상환해야 한다.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사모채 발행 과정에서 산업은행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의 지원도 받았다. 산업은행이 사모채 중 일부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사모채 발행을 위해 ESG 채권에 눈을 돌리는 건설사도 나왔다. 중견 건설사인 한양은 지난 30일 180억원 1년물 ESG 사모채를 연 7.5%에 발행했다. 지난 24일 동일 만기 사모채 100억원어치를 연 8.5%에 찍은 것보다 조달 금리를 1%포인트 줄였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건설사 유동성 위기가 다소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급이 각각 'A', 'A2' 이상인 대형 건설사 7곳의 PF 사업장 연대보증(채무 인수 포함) 규모는 7조3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말과 비교해 10.1% 감소했다. 대상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이다.

다만 신용도가 낮은 비우량 건설사들은 여전히 고금리 사모채에 의존하고 있는 모양새다. 동부건설(BBB)은 지난 12일 연 9.0%에 6개월물 사모채 30억원을 발행했다. HL D&I 한라(BBB+)는 지난 23일 연 8.5%에 사모채 70억원을 찍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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