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EV) 기업 테슬라 주가가 4% 이상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년여만에 중국을 찾아 친강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는 등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행보를 보여서다. 머스크 CEO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국에 투자할 방침이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베이징을 방문해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동했다. 머스크 CEO가 중국은 찾은 건 2020년 1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친 부장과 만난 뒤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서로 얽혀있는 샴쌍둥이처럼 나눌 수 없다"며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가 친 부장과 회동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4.14% 상승한 201.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가 200달러선을 넘긴 건 지난 3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머스크 CEO가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행보에 투자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경기침체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을 발판 삼을 것이란 분석이다. 테슬라에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동시에 최대 생산 거점이기도 하다. 이날 머스크는 "중국 국민은 부지런하고 지혜로워 (중국의) 발전과 성취는 당연한 것"이라며 "중국 사업을 확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도 머스크 CEO의 투자가 절실한 입장이다.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있어서다. 또 첨단 반도체 기술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며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친 부장은 이날 머스크 CEO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앞으로 흔들림 없이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추진할 것이다"라며 "테슬라를 포함한 각국 기업에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다만 이날 중국 당국은 테슬라가 내세운 완전자율주행(FSD)의 일부인 '고급운전자 지원 기능' 승인 여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방중 기간에 리창 총리를 만나 자동화 운전 기술 허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